2026-04-29

EP.27 - 카지노 F/P 부정행위

 






화장실의 부정행위 모습




EP.27 - 카지노 F/P 부정행위


카지노 안에서 일하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일들을 목격하게 돼요.

오늘은 좀 부끄러운 얘기를 해볼게요.

제가 한 얘기가 아니라.

제가 목격하거나 나중에 알게 된 얘기예요.


500원짜리 바늘 도둑

첫 번째 얘기는 웃기면서도 황당한 사건이에요.

고객이 외화를 테이블에서 내면

끝자리가 500원 이상이면

칩스와 함께 500원도 같이 페이가 나갔어요.

그 500원짜리 동전을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는 걸

이용한 플로어펄슨이 있었어요.

룰렛 테이블을 담당하던 F/P였는데.

매일매일 500원짜리 동전을 주머니에 넣었어요.

상습적으로.

몇 년을 했는지는 본인만 알겠죠.

환전해줄 동전이 떨어지면

케셔에 가서 칩스를 바꿔오게 하는 것도

플로어펄슨의 역할이거든요.

그걸 이용해서 아무도 모르게 해왔던 거예요.

결국 서베일런스가 이상하게 생각해서 잡아냈어요.

그 직원은 바로 해고됐어요.

바늘 도둑이 소도둑 된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에요.


영업장 화장실에서 팁을

두 번째 얘기예요.

F/P는 고객에게 개인 팁을 받을 수 없어요.

그런데 고객들과 유독 친하게 지내는 F/P가 있었어요.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고객이 이용하는 영업장 화장실에서

몰래 팁을 받았던 거예요.

어람후에 그 일이 알려지고 나서

간부들은 영업장 화장실 출입이 금지됐어요.

한 사람의 욕심이 모든 간부들에게 

영업장 화장실을 사용 못하는 불편함을 안겨준 거예요.


업장 밖에서 고객을 만나면

세 번째 얘기예요.

F/P는 업장 밖에서 고객을 만나면 안 돼요.

그런데 그 규정을 어기고

밖에서 고객을 만나 돈을 받은 F/P가 있었어요.

한동안은 이런 사실은 아무도 몰랐어요.

그런데 나중에 그 고객이 카지노에서 돈을 많이 잃고는

화가 나서 F/P에게 돈을 줬다고 

회사에 발설을 해버린 거예요.

결국 그 F/P는 해고됐어요.

고객한테 뒤통수를 맞은 셈이죠.


카지노는 CCTV의 세계

카지노는 사방이 CCTV예요.

서베일런스는 24시간 모든 걸 보고 있어요.

500원짜리 동전 하나도 놓치지 않아요.

작은 욕심이 결국 수십년 된 경력을 

한순간에 날려버리는 곳.

그게 카지노예요.


다음 에피소드 예고

새벽 5시.

상반신을 탈의한 용문신 남자가

계단을 뛰어올라오고 있었어요.

다음 에피소드에 계속됩니다.


2026-04-28

EP.26 - 카지노가 내게 준 생일선물

 






회사앞 폭행사건




EP.26 - 카지노가 내게 준 생일선물


살면서 잊히지 않는 날이 있어요.

제 생일이었어요.


그날 밤 약속

저는 데이타임 근무였어요.

오후 2시부터 밤 10시까지.

퇴근하면 남자친구를 만나기로 했어요.

검도를 배우러 갔다가 만난 동갑내기였어요.

호텔 조리사였던 그는

회사 호텔앞에서 기다리기로 했어요.

생일이라서 만나서 저녁을 먹기로 했거든요.


회사 호텔앞 어둠 속에서

밤 10시.

퇴근하고 들뜬 마음으로 호텔 앞으로 갔어요.

그때 갑자기 어둑한 주차장 쪽에서

남자 한 명이 나오더니

갑자기 제 얼굴에 폭행을 가하기 시작했어요.

살면서 얼굴만 집중적으로 맞아본 적 있으세요?

눈을 뜨고 있어도 온 세상이 깜깜해요.

얼굴을 맞을 때마다 스파크 불이 번쩍번쩍거렸어요.

가방을 내려놓으며 그날 가방 안에는 

팝콘 계를 타서 받은 500만원이 있었어요.

이렇게 계속 맞으면 죽을 것 같았어요.

가방을 바닥에 내려놓으며 말했어요.

"500만원이 가방에 있어요."

그리고 얼굴을 더 이상 맞으면 안 될 것 같아서.

콘크리트 바닥에 얼굴을 파묻었어요.

그러자 구둣발로 제 등을 마구 밟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한참을 때리더니.

가방의 돈은 손도 안대고는 

회색 그랜저를 타고 홀연히 사라졌어요.


장미꽃 100송이와 2단 케이크

지나가던 직원도 있었어요.

저인 줄 몰라봤다고 했어요.

연인들이 싸우는 줄 알았고.

남자가 너무 무섭게 생겨서 그냥 지나쳤다고.

바닥에 쓰러져 피를 흘리고 있는 저를

처음 발견한 건 남자친구였어요.

그날 남자친구는 저의 생일이라 직접 만든 깜짝선물인

2단 케이크와 장미꽃 100송이를 들고

기다리고 있다가 저를 보고는.

너무 놀라서 꼼짝도 못하고 서있었어요.

저는 코뼈가 휘어질 정도로 맞았어요.

온몸이 멍투성이로 만신창이가 됐어요.

그날의 혼자라는 공포감은

지금까지 트라우마로 남아있어요.


선택의 갈림길

그 일 이후 남자친구는 노조 일을 강하게 반대했어요.

또다시 제가 다칠까봐 걱정이 됐던 거예요.

그 마음을 모르는 건 아니었어요.

하지만 저는 위원장을 그만둘 수가 없었어요.

결국 그가 말했어요.

"노조를 계속하면 헤어지자."

그리고 우리는 4년의 연애가 끝났어요.

서로 인연이 아니었던 거겠죠.

가끔 어떻게 변했는지 궁금하기도 하지만.

지금은 남편과 20년 넘게 행복하게 살고 있어요. 


그날 밤을 돌아보며

카지노 노조위원장으로 산다는 건

그런 것이었어요.

생일날 밤.

장미꽃 100송이 앞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졌던 그날.

그게 제 생일선물이었어요.

그래도 저는 멈추지 않았어요.


다음 에피소드 예고

카지노 안에서는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벌어졌어요.

500원짜리 동전이 부른 해고 사건.

다음 에피소드에 계속됩니다.


2026-04-27

EP.25 - 카지노 신참 딜러의 1년

 






카지노 여자휴게실 모습




EP.25 - 카지노 신참 딜러의 1년


지노에도 군대 같은 문화가 있었어요.

기수 문화였어요.

저는 36기로 입사했어요.

그리고 1년 동안은 그야말로 신참이었어요.


휴게실의 법칙

지금은 남녀 직원이 같은 휴게실을 써요.

하지만 제가 입사했을 때는 달랐어요.

남자 직원 휴게실, 여자 직원 휴게실이 따로 있었고.

간부들은 또 따로 휴게실이 있었어요.

여자 직원 휴게실은 이런 구조였어요.

가운데 아주 큰 유리 탁자가 있고.

테두리는 우드로 마감된 고급스러운 탁자였어요.

탁자를 둘러싸고 소파가 있었고.

한쪽 벽에는 TV가 있었어요.

그런데 신참은 그 TV를 볼 수 없었어요.

신문도, 잡지도 못 봤어요.

앉을 때는 다리를 꼬면 안 됐어요.

앞만 보고 앉아야 했어요.


신참의 할 일

업장에서 올라오면 신참이 해야 할 일이 있었어요.

화장실 뒷정리.

업장에서 쓰는 색연필 깎기.

그때는 바카라 결과값을 고객이 직접 용지에 그렸거든요.

지금은 테이블마다 모니터에 자동으로 그려지지만.

그 시절엔 다 수작업이었어요.

그런 잡일들이 신참의 몫이었어요.


정해진 휴게실 자리

휴게실 자리도 정해져 있었어요.

고참, 중고참, 신참 각자 앉는 자리가 따로였어요.

신참이 고참 자리에 앉는 건 상상도 못 할 일이었어요.

선배들한테는 무조건 1년 동안 언니라고 해야 했어요.

저보다 나이 어린 선배들한테도요.

바로 윗기수들 중에는 고등학교 졸업하고 바로 입사한

한참 어린 애들이 많았거든요.

그 애들한테도 1년 동안 언니라고 불러야 했어요.

1년이 지나야 이름 뒤에 씨를 붙일 수 있었고.

그때부터 다리도 꼴 수 있었어요.

중고참 중에는 제가 사투리 대신 서울말을 쓴다고

유독 재수없다며 입을 열지 말라는 선배도 있었어요.

지금 생각해도 어이없지만.

그때는 그게 다 당연한 문화였어요.


가장 힘들었던 건 조회 시간

근무 교대는 밤 9시 40분이었어요.

그런데 신참들은 밤 8시 30분까지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조회장에 가서

줄을 서야 했어요.

출근하는 간부와 고참 선배들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서요.

1시간이나 일찍 출근해서 긴장한 채로 서 있는 거예요.

그 시간이 제일 지루하고 힘들었어요.

밤 근무도 힘든데.

잠도 제대로 못 자고.

1시간 일찍 출근해서 긴장하고 서 있으니.

조회 시간에 그냥 쓰러지는 신참들도 가끔 있었어요.


1년이 지나면

그렇게 1년을 버티면 신고식을 했어요.

과일, 떡, 편육을 장만해서 휴게실에 차려놓고.

자기소개를 하고.

노래도 시키면 하고, 춤도 시키면 추어야 했어요.

신고식을 하고 나면 선배들도 조금은

신참을 인정해주는 분위기였어요.

그리고 그때부터 봉사료(팝콘)도 올랐어요.


봉사료(팝콘) 디바이드

팝콘은 다들 보는 앞에서 나눴어요.

가운데 큰 유리 탁자 위에서.

선임 기수들이 돈을 잔돈과 동전까지 나누고.

이름이 써있는 봉투에 넣어줬어요.

그 팝콘을 넣는 봉투도 딜러들이 직접 만들었어요.

지난 명품 잡지를 오려서 넓은 투명테이프로 감싸서요.

겉에는 한 달 날짜가 적힌 종이가 붙어있었어요.

딜러들이 연차로 쉬고 와도 팁은 계속 나오니까.

금액을 적고 안에 팁을 넣어두는 거예요.

1주일 쉬고 오면 봉투 안에 금액이 꽤 많아서.

쉬고 온 사람은 과자를 한 보따리 사와서

휴게실에 풀곤 했어요.

저는 신입이라 한 달 팁이 100만 원 정도였어요.

근데 고참 딜러는 하루에 수표 몇 장씩 가져가는 걸

눈으로 직접 보았는데, 그때 저는 10만원 자기앞수표도

생전 처음 봤어요.

팝콘은 다 보는 앞에서 공개적으로 나눴으니까

고참들의 팝콘금액을 보며 속으로 놀랐어요.

지금 생각하면 팝콘이 월급보다 많으니 

아무리 일이 힘들고 고참이 괴롭혀도

다들 참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 시절 카지노는 지금과는 완전히 달랐어요.

군대 같은 기수 문화, 신참의 설움, 공개적인 팁 디바이드.

지금 신입 딜러들한테 얘기하면 믿지 않을 것 같아요.


다음 에피소드 예고

그날은 제 생일이었어요.

퇴근하고 회사 호텔 앞으로 걸어가는데.

어둠 속에서 누군가 다가왔어요.

다음 에피소드에 계속됩니다.


2026-04-26

EP.24 - 카지노에 와인병이 날아왔다

 






병 파편에 맞아 다친 딜러




EP.24 - 카지노에 와인병이 날아왔다


카지노에는 별의별 고객이 다 있어요.

그 중에서도 잊히지 않는 고객이 있어요.

전용비행기를 타고 오는 일본 고객이었어요.


전용비행기로 오는 VIP

혼자 오는 법이 없었어요.

10명 정도의 일행을 데리고 왔는데.

데리고 오는 여자들은 다 젊은 여자들 뿐이었어요.

명품을 온몸에 휘감고.

돈 자랑을 해댔어요.

일본인답지 않게 덩치도 있고 키도 컸어요.

카지노에서 제공하는 식음료는 다 공짜였는데.

본전을 뽑을 생각인 것처럼 와인을

하루 밤에 10병 이상 마셨어요.

안주도 엄청나게 주문했고요.

원래 게임 테이블에는 와인잔을 올려놓을 수가 없어요.

테이블마다 컵홀더가 있긴 하지만.

이 고객만큼은 예외였어요.

그만큼 카지노 입장에서 놓치기 싫은 고객이었거든요.


승부욕의 화신

게임에 승부욕이 장난이 아니었어요.

단독으로 테이블 3개를 돌아다니며 게임을 했어요.

루징하면 신경질이 엄청났어요.

저도 그 고객과 8시간 근무하면 기가 다 빨렸어요.

그런데 그날.

저는 날탕 어벤저스팀을 데리고 계속 win을 했어요.

고객은 본인의 성질을 이기지 못했어요.

그리고 테이블 모니터 스크린에 와인병을 던졌어요.


와인병이 날아간 순간

쨍그랑.

모니터 스크린이 박살났어요.

병 파편들과 와인이 테이블 위에 뿌려졌어요.

난리가 났어요.

그런데 담당 남자딜러가 요동도 하지 않았어요.

흐트러짐 없이 담담하게 테이블을 지키고 있는 거예요.

제가 급하게 다가가서 물었어요.

"괜찮아?"

그 딜러가 웃으면서 말했어요.

"저는 괜찮아요. 과장님은 다치신데 없으세요?"

그런데 그 딜러는 이마에 파편을 맞아

피가 흐르고 있었어요.

그 순간이 아직도 잊히지 않아요.


적반하장

게임을 아웃시켜도 모자랄 판에

고객은 오히려 플로어펄슨인 저와

딜러 전원 교체를 요구했어요.

저와 딜러들은 교체되면 정말 땡큐죠. 

그런데 다음 날.

고객이 저한테 사과를 요구했어요.

제 표정이 마음에 안 들어서 화가 나서

모니터를 부쉈다면서요.

정말 어이가 없었어요.

그리고 저뿐만 아니라 핏보스, 팀장까지

다같이 동행해서 사과를 해야 했어요.

그렇게 이 일은 손해배상도 못 받고 마무리됐어요.


카지노는 그런 곳이에요

돈만 있으면 이런 어이없는 일도 허용되는 곳.

그게 제가 일하던 시절의 카지노였어요.

지금은 많이 달라졌어요.

카지노 산업이 성숙해지면서 고객 관리 시스템도

직원 보호 정책도 그 시절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개선됐거든요.

제가 경험한 이야기들은

30년 전 그 시절의 이야기예요.

지금의 카지노를 이렇다고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해요.

그날 담담하게 피를 흘리면서도

미동도 하지 않고 자리를 지켰던 그 딜러.

그 프로 정신이 아직도 마음에 남아요.


다음 에피소드 예고

카지노에도 군대 같은 문화가 있었어요.

신참은 1년 동안 다리도 꼬지 못했어요.

다음 에피소드에 계속됩니다.

2026-04-25

EP.23 - 카지노에서 만난 가장 따뜻한 사람

 






사무장님과 마지막 이별




P.23 - 카지노에서 만난 가장 따뜻한 사람


카지노에서 30년을 일하면서

잊히지 않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 중에서도 유독 마음에 남는 분이 있어요.

저는 그분을 사무장님이라고 불렀어요.

저보다 나이가 훨씬 많은 남자분이셨거든요.


수송부 운전기사에서 딜러로

원래 공항에서 고객을 카지노로 데려다주는

수송부에서 일하셨던 분이에요.

군대에서 1호차, 대장 전용차를 운전하실 정도로

운전 실력이 뛰어나셨어요.

그런데 회사가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수송부를 없애고 용역으로 전환했어요.

그리고 수송부 직원들을 전부 딜러로 발령을 냈어요.

사실상 그만두라는 거였죠.

40~50대 아저씨들이

젊은 사람도 배우기 힘든 딜러를 한다는 건

엄청난 도전이었을 거예요.

사무장님은 가장이라는 무게 때문에

그만둘 수가 없었어요.

딜러 교육을 받고 영업장에 오셨어요.


근무교대에 5분 일찍 내려오시는 분

안경을 끼고 스포츠머리에 까만 피부.

키는 보통 이하로 아주 작으셨어요.

게임 테이블도 키에 잘 맞지 않았고.

손도 작으셔서 칩스를 한 번에 20개씩 잡아야 하는데

그것도 되지 않으셨어요.

그런데 테이블에서 땀을 뻘뻘 흘리시면서

열심히 하시는 모습이 보기 좋았어요.

딜러 교대 시간보다 항상 5분 일찍 내려오셨어요.

왜 그러시냐고 물으니 멋쩍게 웃으시면서 말씀하셨어요.

"테이블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

스킬이 더 향상될 것 같아서요."

그 말이 마음에 남았어요.

여자 딜러들한테도 삼촌처럼, 아버지처럼 잘해주셔서

은근히 인기도 많으셨어요.


바로 이분이다

저는 그때 주중에는 노조위원장,

주말에는 딜러로 겸임하고 있었어요.

함께 노조 일을 할 사무장을 찾고 있었는데.

사무장님을 보는 순간 영감이 왔어요.

바로 이분이다.

제안을 드리니 1주일 시간을 달라고 하셨어요.

그리고 동의해주셨어요.

그렇게 저와 사무장님의 노조 생활이 시작됐어요.

6년 동안 함께 일했어요.

제가 도움을 많이 받았고 배운 것도 많았어요.


마지막 병원에서

사무장님을 차기 노조위원장으로 추대하려고 했을 때.

간암 판정을 받으셨어요.

6개월 만에 세상을 떠나셨어요.

마지막으로 병원을 찾았을 때.

사무장님이 저를 보시면서 말씀하셨어요.

"위원장, 나는 살면서 나를 믿어준 사람이

한 명도 없었어.

마누라도 내가 딜러를 할 때도,

사무장을 할 때도 믿어주지 않았는데.

나를 믿어준 유일한 사람은 위원장뿐이었어.

나의 숨어있는 능력을 알고 가게 해줘서.

그동안 정말 행복했어.

고마워, 위원장."

그리고 1주일 후.

사무장님은 세상을 떠나셨어요.


허무함... 그리고 영업장복귀

그 후 저는 허무함과 함께

노조위원장 임기를 마치고 영업장으로 복귀했어요.

그리고 10년 후 핏보스가 됐어요.

사무장님이 마지막으로 하셨던 말씀이

지금도 가끔 생각나요.

먼저 믿으면.

모든 사람의 꽁꽁 숨어있던 잠재력은

반드시 나온다는 것을.

사무장님이 증명해주셨어요.


다음 에피소드 예고

전용비행기를 타고 온 일본 고객이 있었어요.

와인병이 모니터 스크린을 박살냈어요.

그런데 그 딜러는 요동도 하지 않았어요.

다음 에피소드에 계속됩니다.

2026-04-24

EP.22 - 카지노에서 꽁꽁 숨어있던 잠재력을 발휘하다

 






딜러에게 피드백하는 모습




EP.22-카지노에서 꽁꽁 숨어있던 잠재력을 발휘하다


늙은 여우가 되다

저는 노조를 만들 만한 성격이 아니었어요.

소심하고 조용하고 있는 듯 없는 듯.

그런데 노조위원장이 되면서

꽁꽁 숨어있던 잠재력이 나온 거예요.

처음 단체협상 테이블에 나갔을 때가 아직도 생생해요.

전날 거의 잠을 못 잤어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몰랐으니까요.

회사 측은 닳고 닳은 늙은 늑대 같은 임원들로 구성됐고.

노조 측은 입사한 지 2년 차의 여성 노조위원장과

비슷한 풋내기 직원들.

그런데 협상 테이블에 앉으면 제 눈빛이 살아났어요.

임원들을 쥐었다 폈다 하면서 협상을 이끌었어요.

그때 제 별명이 늙은 여우였어요.

입사 2년 차 여성 위원장이 늙은 여우라니. 

나이는 젊었는데 협상능력이 노련하고 뛰어나다고 

임원들끼리 그렇게 불렀다고 해요.

노련하고 늙은 여우가 회사 돈을

직원들을 위해 잘도 빼어간다고. 

솔직히 그 별명이 나쁘진 않았어요.


믿음이 만들어낸 날탕 어벤저스

날탕 어벤저스팀이 높은 승률을 낼 수 있었던 건

딜러들을 믿었고 딜러들도 저를 믿었기 때문이에요.

신입 딜러들은 보통 끗발이 좋아요.

마치 갓 신내림을 받은 무당의 신점이 

정말 잘 맞는 것과 비슷하죠.

그런데 신입 딜러들은 단점이 있어요.

많이 긴장해서 떨고 실수하면 정신 못차리고 

황당한 실수가 많이 생기거든요.

사실 저도 딜러 시절에는 수전증이 있어서

실수가 많았던 딜러였어요.

그래서 그런 신입 딜러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았어요.

저는 거의 그 신입 딜러의 빙의가 되어서 

아주 정확하고 깔끔한 피드백을 했어요.

그게  신입 딜러들에게 먹히는 거예요.

뒤에서 조용히 말해줬어요.

"실수는 얼마든지 내가 뒤에서 커버해 줄게.

그러니 마음 편하게 딜링만 해" 

무슨 일 있으면 꼭 "check"하고.

그 말 한마디에 딜러들도 저와 같이 날개를 달고

역량을 발휘하기 시작했어요.


먼저 믿으면 잠재력은 반드시 나온다

제가 먼저 믿으면.

모든 사람의 꽁꽁 숨어있던 잠재력은

반드시 나오더라고요.

협상 테이블에서도, 바카라 테이블에서도.

저는 그걸 몸으로 배웠어요.

노조위원장 시절에도, 플로어펄슨 시절에도.

결국 사람은 믿어주는 사람 앞에서 가장 빛나거든요.


다음 에피소드 예고

카지노에서 만난 가장 따뜻한 사람이 있었어요.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5분 일찍 테이블에 내려오시던 분.

다음 에피소드에 계속됩니다.

2026-04-23

EP.21 - 플로어펄슨, 또 다시 날개를 달다






테이블에서 일하는 모습




EP.21 플로어펄슨, 또 다시 날개를 달다


2년 동안 뱅크에서 일하면서 인정받아서 

다시 플로어펄슨(F/P)으로 발령났어요.


인정받고 싶은 욕구의 함정

지금은 딜러와 F/P의 테이블 배정을 프로그램에

넣어서 랜덤으로 배정을 받지만 

그때는 다 수기로 쵸이스를 했었어요.

카지노에서는 선택을 '쵸이스'라고 표현하는데

핏보스(P/B)가 플로어펄슨(F/P)을 쵸이스했고

플로어펄슨(F/P)는 딜러를 쵸이스했죠.

바카라도 베팅금액에 따라 미니,미디,메인으로 나뉘고

테이블 리미트가 큰 테이블이 그날 회사(하우스)의 실적을 

좌지우지하니 테이블 쵸이스가 상당히 중요했어요.

저는 F/P 초기에는 테이블 배정을 주로 리미트가 낮은 

룰렛이나 블랙잭으로  배정받다가 서서히 경력이 쌓이고

시간이 지나면 바카라 테이블을 배정받게 되었는데 

바카라게임이 리미트가 크고 게임의 액션도 크기 때문에

다들 바카라에 배정받기를 원하죠.

테이블 실적이 좋으면 돈을 더 주냐고요?

아니요. 그냥 인정을 받고 승진하는데 가산점은 부여돼요.

카지노는 인간의 인정받고 싶어하는 욕구가 

아주 치열한 곳이에요.

딜러는 F/P에게 인정받고 싶어하고

F/P는 P/B에게 인정받고 싶어하고

P/B는 팀장한테 인정받고 싶어하고

팀장은 총지배인한테 인정받고 싶어하는 곳.

그래서 룰렛테이블에 배정되면 인정을 못 받은 것 같아서 

실망과 좌절하고, 바카라 테이블에 배정받기를 원해요.

그도 그럴 것이 큰 테이블에서 루징은 하면 

그 다음날은 영락없이 룰렛으로 배정을 받았거든요.

1달 넘게 룰렛에 배정받게 되면 그 딜러와 F/P는 

스스로 받는 그 스트레스가 장난이 아니거든요.

인정받지 못했다는 그것 때문에 스트레스 받아서 

퇴사한 직원도 있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러나 저는 그 인정이 정말 부담스럽고 싫었어요.

이미 인정은 노조위원장일때 부담스러울 정도로 받아봐서

룰렛에 배정 받는 게 오히려 편하고 좋았거든요.

바카라 테이블에 배정을 못 받는 다고 초조해 하지도

불안해 하지도 않았어요


발상의 전환을 한 또라이 팀장을 만나다

그러다가 발상의 전환을 한 팀장을 만나게 되요.

우리끼리는 괴팍하고 다혈질이라 

'또라이 팀장'이라고 불렀고, 

그 팀장은 테이블 배정이 다른 팀장하고 달랐어요.

그런데 그 또라이팀장이 3명의 팀장 중에서도

실적이 제일 좋았어요.

저 같은 사람도 바카라 테이블에 

배정을 해주는 분이었는데

큰 테이블 경험이 별로 없는 사람을 

그 팀장은 '날탕'이라고 불렀어요.

일단 출근을 하면 P/B가 배정한 F/P들은 

리미트가 큰 테이블을 배정받은 순서대로  

딜러를 3~4명정도 쵸이스하게 되는데

제가 쵸이스할 차례가 되서 딜러 명단을 살펴보니

이미 바카라게임 교육은 다 받았지만 바카라 테이블에 

한번도 배정받지 못한 입사 6개월 미만의 딜러들이 

제 눈에 들어왔어요.

저는 그 딜러들을 쵸이스해서 테이블에 들어갔고 

배정된 테이블마다 win 하며 휩쓸고 다녔어요.

저는 딜러일 때도 승률이 매우 높았는데

F/P 일 때는 거의 99%의 신화 같은 승률로

타의 추종을 불허했어요.

우리들만의 카지노 어벤저스팀이 생긴 셈이죠.

F/P였던 나도 날탕. 딜러들도 날탕.

그 날탕들로 구성된 '날탕 어벤저스팀'은

카지노에 기존 분위기를 뒤흔들 만큼 강한 

센세이션을 일으키기 시작했어요.

F/P들도 뉴딜러를 쵸이스하게 되니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신입딜러들도 2~3년이 지나야 바카라 테이블에 배정을 

받을 수 있었는데, 6개월이 지나지 않아 조기 쵸이스가 되고

여러 방면에서 좋은 영향력을 끼칠 수 있게 된 거예요.


그때부터 만들어낸 전설 같은 기록들...

제가 바카라를 배정받을 때부터 맡은 테이블마다 

전설 같은 기록을 세웠어요.

그중 하나가 8시간 동안 28억 win 기록이에요.

지금도 그 기록은 아무도 못깼요.

회사에서도 핏보스로 승진을 안 시켜줄 수가 없었어요.

8시간 동안 초집중력을 발휘한 덕분이었던 것 같아요.

그때가 노조를 만들고 노조위원장을 했을때 보다 

더 생동감을 느끼며 보냈던 것 같아요.


다음 에피소드 예고

소심하고 조용했던 제가

협상 테이블에 앉으면 달라졌어요.

꽁꽁 숨어있던 잠재력이 나온 거예요.

다음 에피소드에 계속됩니다.


2026-04-22

EP.20 - 저는 카지노와 안 맞는 사람이었어요

 






과거를 회상중인 나




EP.20 - 저는 카지노와 안 맞는 사람이었어요


사실 고백할 게 있어요.

저는 카지노와 안 맞는 사람이었어요.

소심하고 조용하고.

있는 듯 없는 듯 살았어요.

화투도 못 쳐요.

룰도 관심이 없고 배우고 싶지도 않아서

그냥 모르고 살았어요.

카지노 30년 다닌 사람이 화투를 못 한다니.

완전히 넌센스죠. 


달콤한 월급과 봉사료의 함정

카지노에 있으면서 보람이 있을 때도 있었지만

행복한 순간이 기억나는 게 별로 없어요.

사실 매순간 그만두고 싶었거든요.

저는 카지노에 있는 30년 동안 평탄한 삶이 별로 없었고

힘든 순간이 훨씬 더 많았어요.

그런데도 회사는 계속 다닐 수밖에 없었던 것은

직책이 올라갈수록 월급과 봉사료도 오르고

2개월씩 3교대를 로테이션하면 시간도 빨리가고

그렇게 30년을 버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나를 받아준 유일한 분

노조위원장 임기를 마치고 업장에 발령을 받아야 했어요.

그런데 어느 부서도 저를 받길 원하지 않았다고 해요.

10년 동안 노조위원장을 하면서 회사와 싸워왔으니까요.

유일하게 저를 믿고 받아준 영업팀장이 한 분 계셨는데

소심하고 조용하지만 할 말은 하시는 분.

직원 편에서 생각하시는 분.

저하고 참 비슷한 분이었어요.

그분 덕분에 영업부 소속 뱅크에 발령을 받았어요.

뱅크는 업장의 칩스를 다루는 부서였어요.

저는 거기서 칩스 관리를 전부 배웠어요. 


이름만 불러줬던 그분

저를 받아준 그 부장님은 나중에 임원이 됐어요.

아무도 그분이 임원까지 갈 거라고 생각 안 했거든요.

소심하고 조용한 분이었으니까요.

임원이 되고 몇 년 있다가 회사를 떠나셨지만.

유일하게 평판이 좋았던 분이에요.

둘이 있을 때 저를 직급 빼고 이름만 불러주셨어요.

그게 그렇게 좋더라고요.

고향인 전라도 장수에서 농사 지으신다고 하셨는데.

지금도 가끔 궁금해요.

잘 지내고 계시겠죠.


직책은 대리 발령

직책은 대리 발령이었지만 저는 개의치 않았어요

당시 제 동기들은 다 부장급이었어요.

10년 동안 노조위원장을 하면 승진을 못 하거든요.

복귀하면 동기들과 직위를 맞춰준다는 약속도

회사는 지키지 않았어요.

그냥 대리로 발령을 냈어요.

어차피 저는 직위나 직책보다 일하는 게 좋았으니까요.


다음 에피소드 예고

뱅크를 떠나 다시 플로어펄슨으로 돌아왔어요.

날탕이 날탕을 만나면 어떻게 될까요?

다음 에피소드에 계속됩니다.



2026-04-21

EP.19 - 카지노 종이 패키지에 담아 준 돈다발

 









노조간부 소갈비회식





EP.19 - 카지노 종이패키지에 담아 준 돈다발

저는 임금협상을 할 때 절대 물러서지 않았어요.

깐깐하게. 끝까지.

회사 입장에서는 꽤나 피곤한 상대였을 거예요.


딜러와 노조위원장

그리고 제가 초창기 노조위원장일때에는

주중에는 노조사무실에서 노조일을 하고

주말에는 영업장에 가서 딜러로 일했어요.

현장에서 직원들과 함께 일하면서 

직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 위해서

제가 스스로 자청해서 했었어요.

나중에는 노조간부들과 노조사무장의 요청으로

전임으로 돌아가긴 했지만 한동안은

노조위원장과 딜러를 겸임을 했던 적이 있었어요.


임원실로 불려가다

그때도 딜러를 겸임하고 있던 주말 어느 날.

추석 명절이 다가오던 때였어요.

영업장에서 딜을 마치고 휴게실로 가려는데.

그 영업이사가 저를 임원실로 불렀어요.

들어가니 냉장고에서 사과를 꺼내서 

직접 깎아주는 거예요. 그러면서 말했어요.

"임금협상 적당한 선에서 빨리 끝냅시다."

사과를 깎아주면서 하는 말치고는 꽤 본론이었어요.

그때가 임금협상과 단체협상이 있었던 시기였는데

추석이 다 되도록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니

본사에서 회사에 압박이 있었나 봐요.


카지노 종이 패키지

그러면서 카지노 종이 패키지를 하나 건네주는 거예요.

"추석도 다가오고 해서 위원장 추석 잘 보내시라고

회사에서 드리는 거예요."

카지노 종이 패키지 안을 보니 얼핏 봐도

만원짜리 지폐 묶음이 적어도 10개는 넘어 보였어요.

순간 갈등을 하고 잠시 생각했어요.

그리고 웃으면서 말했어요.

"감사합니다." 그 돈을 받았어요.

임원이 씩 웃으며 좋아했어요.


처음 회사 돈을 쓰다

저는 이 돈의 쓸 곳이 생각났어요.

신생 노조라서 노조비가 별로 없어서

그때 노조 재정이 참 어려웠어요.

노조 간부들 추석선물도 못해주고

노조간부 회식도 못 하는 형편이었거든요.

매번 제 사비로 회식을 하거나

더치페이를 하기도 했으니까요.

그 돈을 받는 순간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이걸 노조를 위해 쓰면 되겠다고.


소갈비집 회식과 추석선물

그 돈으로 처음으로 노조 간부들 추석선물을 준비하고

그리고 소갈비집에서 노조 간부 회식을 했어요.

그래도 돈이 남아서 나머지 돈은 노조비로 넘어요.

노조간부들에게 추석선물을 나눠주며

회식 자리에서 제가 이렇게 말했어요.

"여러분!

영업장에서 그 영업이사를 보면 꼭 인사를 하세요.

이사님 덕분에 소갈비 맛있게 먹었고

추석선물도 감사하다고요."

다들 일부러 찾아가서 인사를 했다고 했어요. 

추석이 지나고 그 영업이사가 저를 보더니

말은 못 하고.

제 팔을 마구 꼬집으면서 째려보는 거예요.

얼마나 황당했으면. 

그 후로 회사에서 저에게 주는 명절 금일봉은

전혀 없었어요.


다음 에피소드 예고 

노조위원장 임기를 마쳤을 때. 

어느 부서도 저를 받으려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딱 한 사람이 있었어요. 

다음 에피소드에 계속됩니다.

2026-04-20

EP.18 - 가슴에 순대를 품고 카지노에 온 사람

 






순대를 모래 주는 중국동포



EP.18 — 가슴에 순대를 품고 카지노에 온 사람

코로나19가 2020년부터 심각해졌어요.

그래서 카지노 고객의 90%가 사라졌어요.

외국 고객 입국이 금지되면서 국내에 상주하는

외국인들만 들어올 수 있었거든요.

회사가 무척 힘든 시기였어요.

저는 그때 식음료 파트.

일명 스낵바의 책임자로 발령을 받아 근무하고 있었어요.


첫인상

제가 그 고객을 처음 봤을 때.

솔직히 말하면 인상이 참 안 좋았어요.

깡패 두목이나 산적같이 생긴 외모에 빡빡머리.

연변 말투에 화려한 티셔츠를 입고

매일 카지노에 출근하다시피 했어요.

중국동포 고객이었어요.

처음엔 그냥 인상이 안 좋은 고객이구나 싶었어요.


가슴에 품고 온 순대

근데 이상한 게 있었어요.

그 고객이 스낵바 여직원들한테 유독 잘해주는 거예요.

어느 날은 카지노는 외부 음식 반입이 안 되는데도.

가슴에 순대를 품고 와서 여직원들한테 주는 거예요.

그걸 보는 순간.

'아... 이 사람 마음이 참 따뜻하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몰래간 양꼬치 회식

그 뒤로 저하고도 가끔 가벼운 농담을 주고받았어요.

중국에 어머니와 초등학생 아들이 있다고 했어요.

본인이 직접 양꼬치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면서

한번 놀러 오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스낵바 직원들이랑 몰래 그 양꼬치 가게에서

직원회식을 했어요.

지금도 마케팅 직원을 제외하고는

카지노 직원들은 고객들과 업장 밖에서 사적인 일로

따로 만나는 걸 금지하거든요.

회식을 한 이후부터 그 중국 동포는  저를 '누나'라고

부르면서 더 잘 따랐어요.


줄자로 잰 머리둘레

어느 겨울.

바람이 많이 불고 날씨가 추운 날이었어요.

그 고객이 얼굴 전체와 머리까지 발갛게 된 채로

스낵바에 들어 왔어요.

모자라도 쓰고 다니라고 말했더니

머리가 너무 커서 맞는 모자가 없다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말했어요.

"그럼 내가 모자하나 떠줄게요."

그리고 바로 줄자를 꺼내서 머리둘레를 쟀어요.

직원들은 줄자로 머리둘레를 재는 모습이 웃겼던지 

다 같이 웃으며 즐거웠던 기억이 나네요.

그리고 하루 만에 중국인이 쓰는 스타일의 모자를 떠서

예쁜 선물 상자에 넣어 그 중국동포에게 주었어요.

줄자로 재서 그런지 딱 맞았어요.

그러자 그 덩치 큰 사람이.

눈에 눈물이 촉촉하게 고여서는 말했어요.

"누나, 고마워요. 덕분에 올겨울엔 따뜻하겠네요"

나중에 저한테 따로 얘기한 건데 그 모자를 선물받고

한국에 와서 처음으로 따뜻한 정을 느꼈다고 하더라구요.


과일과 식사대접

한번은 중국동포의 어머니가 한국에 방문했을 때

스낵바에 같이 와서 인사를 했어요.

그래서 저는 VIP 고객한테만 제공하는

고급과일과 식사를 내드렸어요.

그게 제가 해드릴 수 있는 전부였거든요.

퇴사하고 몇 년 전에 양꼬치 가게를 찾아갔더니

양꼬치 가게는 사라지고 없었어요.

지금도 조폭처럼 생기고 빡빡머리를 한 사람을 보면

그 중국동포가 가끔 생각나요.

깡패같이 생겼는데 가슴에 순대를 품고 왔던 그 사람.

겉모습만 보면 무섭지만 마음이 따뜻한 사람.

지금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다음 에피소드 예고

임원이 저를 임원실로 불렀어요.

사과를 깎아주면서 슬쩍 건네는 패키지가방.

저는 웃으면서 받았어요.

다음 에피소드에 계속됩니다.

2026-04-19

EP.17 - 딜러가 게임을 조작할 수 있을까요?

 






바닥거울을 보고 있는 딜러모습




EP.17 - 딜러가 게임을 조작할 수 있을까요?


카지노에서 일한다고 하면

사람들이 꼭 한 번씩 묻는 질문이 있어요.

"딜러가 마음만 먹으면 게임 조작할 수 있어요?"

솔직하게 말할게요.

완전한 조작은 절대 불가능해요.

하지만 경력 있는 딜러들만 아는 얘기가 있긴 해요. 


블랙잭의 비밀, 거울

블랙잭 게임에서 처음에 딜러는 카드 두 장을 받아요.

두 장씩 받는 것은 고객들도 마찬가지이지만

딜러의 카드 한 장은 앞면이 보이게, 한 장은 뒤집어서.

그런데 딜러한테 보이는 카드가 에이스(A)일 때가 있어요.

에이스가 보이면 뒤집힌 카드가

J, Q, K, 10 중 하나일 경우 블랙잭이 돼요.

그러면 게임이 바로 끝나거든요.

그래서 딜러는 뒤집힌 카드를 미리 확인해야 해요.

어떻게 확인하냐고요?

테이블에 깔린 작은 거울로요.

딜러만 볼 수 있는 각도로 설치된 거울이에요.

J, Q, K, 10이면 블랙잭.

딜러가 WIN하고 게임이 끝나요.

그게 아니면 고객들에게 카드를 더 받을지

아니면 멈출지 의사를 물어봐요.


딜러는 이미 알고 있다

여기서 재미있는 부분이 있어요.

딜러는 이미 거울로 밑장을 봤어요.

근데 고객들은 몰라요.

그래서 궁금해서 바로 묻는 고객들이 있어요.

"밑에 뭐예요? 알려줘요!"

절대 알려주면 안 돼죠.

하우스 룰이거든요.

하지만 가끔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비밀이 유지될 것 같은 고객들로만 구성되어 있으면.

딜러가 슬쩍 게임을 포기하도록 유도하기도 해요.

눈빛으로, 아주 살짝. ㅋㅋㅋ


룰렛의 비밀, 휠 배열

딜러는 룰렛게임의 38개 숫자의 배열을 다 외우고 있어요.

*룰렛게임: 0,00,1~36의 숫자가 원판의 휠위에 

 불규칙 적으로 배열되어 있고, 회전하는 휠에 

떨어질 공의 번호를 맞추는 확률 게임

딜러는 휠의 속도와 공의 회전수에 맞추어

단번에 정확하게 하나의 번호는 못맞추어도

휠을 1/4 로 나눈 구역에 공이 떨어질 수 있게 

어느 정도는 유도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가끔 이런 일이 벌어지기도 해요.

"제가 저 구역에 공 떨어지게 해드릴게요.

집중적으로 그쪽에 베팅하세요.

맞으면 팁 많이 주세요."

물론 이것도 100% 보장은 아니에요.

경력 있는 딜러들만 할 수 있는 기술이고요.

결론은 이거예요

게임 조작은 가르쳐 주지도 않고

할 수도 없어요.

카지노 시스템 자체가 조작을 막도록 설계되어 있거든요.

CCTV는 모든 각도에서 테이블을 촬영하고 있고.

칩스 하나하나도 다 추적이 돼요.

다만 경력 있는 딜러들이

아주 작은 범위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이 있긴 해요.

그게 오늘 제가 털어놓은 얘기예요. 


다음 에피소드 예고

깡패같이 생긴 빡빡머리 중국동포 고객이 있었어요.

그런데 그 가슴 속에는 순대가 들어있었어요.

다음 에피소드에 계속됩니다.

EP.27 - 카지노 F/P 부정행위

  화장실의 부정행위 모습 EP.27 - 카지노 F/P 부정행위 카지노 안에서 일하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일들을 목격하게 돼요. 오늘은 좀 부끄러운 얘기를 해볼게요. 제가 한 얘기가 아니라. 제가 목격하거나 나중에 알게 된 얘기예요. 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