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25

EP.6 - 카지노 기숙사의 '사각사각' 돈 세는 소리

 

                           











돈을 훔치는 룸메이드 언니

EP.6 - 카지노 기숙사의 '사각사각' 돈 세는 소리

오늘은 34년이 지난 지금도 아직까지도 

귀에 생생한 소리로 시작할게요.

"사각사각"


친절한 호텔 매니저 언니

첫 발령이 나고  나잇타임 3개월을 

저는 기숙사에서 시작했어요. 

밤새 일하고 기숙사에는 아침 퇴근하고 들어와서 

씻고 자는 게 일상이었는데

같은 방을 쓰는 룸메이트가 두 명 있었어요. 

둘 다 호텔 직원 이었는데 한 명은 일식당 매니저였고 

다른 한 명은 로비 라운지의 매니저였는데 

그 언니가 친언니처럼 저한테 잘 대해줬었어요.


팝콘 도난 사건

어느 날이었어요. 

그날도 저는 밤 근무를 마치고 

기숙사 방에서 자고 있는데 

잠결 어디 선가 

이상한 소리가 들리는 거예요.

"사각사각"

저는 잠 귀가 좀 밝은 편이라 그 소리에 

눈이 살짝 떠졌는데 자는 척하고 있었죠. 

잠시 후 그 친언니처럼 잘해주는 

호텔 매니저가 조용히 방을 나갔어요.

이상하게 불길한 예감이 들었어요. 

벌떡 일어나서 제 가방을 열어서 

지갑의 팝콘 금액을 맞춰봤더니…

세상에 돈이 20만원이 비는 거예요. 

30년 전의 20만원은 적은 금액이 아니었어요

그 당시 제 첫 월급이 30만원 이었으니까요.

저는 밤 근무 하는 동안 식사는 직원 식당에서 하고 

가끔 나가서 음료수 사는 것 외에는 

돈 쓸 일이 별로 없어서 

매일 받는 팝콘을 차곡차곡 모아 놓아서 

지갑이 두둑했거든요.

지갑에 얼마가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기에 

가슴이 막 '쿵쾅쿵쾅' 거렸어요.

정말 친언니처럼 잘 대해주던 사람이었는데...

그 언니가 제가 자는 동안 제 가방을 뒤져서 

돈을 가져간 거였어요.

정말 충격이었어요. 

배신감이라는 게 이런 건가 싶었죠.

그리고 1주일을 기다렸어요. 

혹시 그 언니가 급하게 돈이 필요해서 가져갔다가

내지갑 안에 다시 넣어 놓을 수 있다는 

희망을 안고 기다렸는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더 소름 돋는 것은 

그 언니는 평소와 다름 없었다는 거예요.

저는 언니에게 내지갑에서 훔쳐 간 20만원의 반환과 

기숙사 퇴실을 요구했고 비밀 유지를 약속했어요. 

비밀 유지하기로 했었는데 그때 이후 처음 밝히네요.

그 언니는 1달 후에 20만원을 돌려고 

약속대로 기숙사를 나갔어요.


카지노 팝콘을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말라.

사실 이런 일이 생긴 데는 이유가 있었어요. 

카지노 직원의 팝콘은 호텔 직원들한테 

부러움과 시샘의 대상이었거든요. 

호텔 직원들도 봉사료를 받긴 했지만 

급여에 포함해서 받았기에 

카지노 딜러의 팝콘과는 규모가 달랐어요. 

매일 세금 없는 현금이 손에 쥐어지는 걸

같은 방을 쓰면서 옆에서 

항상 보고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호텔 직원과 카지노 직원과 방을 

같이 배정하지 않는 거였나 봐요.

"팝콘이 얼마나 나오는 지 호텔 직원들한테 

절대 얘기하지 말라"는 고참들의 당부도 있었거든요.

달콤한 돈에는 늘 어두운 그림자가 따라왔어요.

그런데 이건 시작에 불과했어요. 

팝콘을 둘러싼 진짜 문제는 따로 있었거든요. 


어느 날 새벽 4시, 기숙사 방문이 열리면서 

동기가 울면서 들어왔어요.

다음 에피소드에서 계속됩니다.

2026-03-17

EP.5 - 카지노 팝콘, 그 달콤함에 물들다

달콤한 팝콘을 받고 행복해 하는 딜러 모습

EP.5 - 카지노 팝콘, 그 달콤함에 물들다


오늘은 그 당시 팝콘이 실제로 얼마나 됐는지

분배는 어떻게 했는지
 
그리고 그 돈이 어떤 느낌이었는지 얘기해 볼게요.

팝콘 분배방식

팝콘은 매일 정산하고 매일 디바이드(나눔)를 했어요. 

모닝타임부터 나잇타임까지 하루치 팝콘을 다 모아서 

새벽 4시 30분에 나잇타임 딜러들이 영업장에 내려와 

팝콘의 총합계를 내어 *뱅크에 넘겨요.

*뱅크: 카지노의 칩스를 관리하는 부서를 칭함

그러면 다음 날 각 부서와 타임별로 뱅크에서 찾아가요

직급과 근속연수에 맞게 '봉사료운영위원회'에서 

정한 비율(%)에 맞게 나눠 가지는 구조였어요.

주방/미화/시설부터 수석부장까지 임원만 제외하고

전 부서의 직원들이 다 팝콘을 나누어 가졌어요.

팝콘은 본 급여보다 많은 제 2의 급여였어요.

(급여<팝콘)


매일 들어오던 세금 없는 현금

그것도 세금 한 푼 없는 현금으로요.

카지노는 은행과도 매우 긴밀한 VVIP 거래처라서 

항상 신권을 받았어요. 

갓 나온 빳빳한 신권 지폐가 매일 손에 쥐어지는 거예요. 

저는 그걸 모아뒀다가 엄마나 동생들한테 갖다 주면 

정말 좋아했어요. 

다들 카지노 그만두고 나서 제일 아쉬운 게 뭐냐고 하면 

하나같이 이렇게 말해요.

매일매일 꼬박꼬박 들어오는 현금 

세금 없는 팝콘이 제일 아쉽다고요...

한때는 팝콘에 세금을 부가하기 위해 

국세청에서 조사가 들어오기도 했지만

지금은 카지노 전성기의 시절은 다 지났고

팝콘이 아닌 순수한 봉사료이기에

금액도 차비나 용돈을 쓸 정도로 적어서 

세금을 부가 시키기가 어렵다고 해요

국세청이 한발 늦은 셈죠~


케냐 교환근무의 기회와 어두운 그림자

딜러들 중 희망자에 한해서 케냐의 카지노에 

교환근무를 갈 수 있는 특별한 제도가 하나 있었어요.

케냐에서 6개월의 교환 근무를 마친 후에는

딜러들이 한국으로 돌아오기 전에 

유럽여행을 다녀 올 수 있는 기회가 있었고

한국으로 오면 6개월 치 급여와 그동안 쌓인 팝콘을 

한꺼번에 받을 수 있었어요. 

딜러들마다 차이가 있긴 했는데 

팝콘만 2000만원이 넘는 경우도 있었어요.

근데 이 돈이 크다 보니 부정행위도 있었어요. 

케냐에 교환 근무하는 동안 그 딜러의 팝콘은 

뱅크에서 관리를 했는데 

뱅크 직원 한 명이 교환 근무자의 팝콘의 금액을 

매일 조금씩 수정해서 중간에 가로채는 사건이 있었거든요. 

나중에 들켜서 뱅크직원은 그만 두긴 했지만

팝콘이 있는 주변에는 늘 이런 일들이 생겼어요.

달콤한 만큼 어두운 그림자도 있었던 거죠.


억울하게 해고당한 딜러들

근데 진짜 문제는 따로 있었어요. 

팝콘을 튀기다가 카메라에 잡히면 딜러만 해고했거든요. 

이런 악습적인 관행은 업장 직원들 전체가 함께 만들고 

회사는 방조한 건데,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딜러만 혼자 책임지는 구조였어요.

악습적인 관행은 오래가지 못하는 게 인생의 진리이죠

그리고 어느 날 새벽...

그 일(?)이 제 동기로부터 불거졌습니다.


다음 에피소드 예고 

악습적인 관행에 대항하여 생긴 어마어마한 일들이 

다음 에피소드에서 계속됩니다.

2026-03-14

EP.4 - 카지노의 팝콘이 뭐야?

 


                                                      












고객의 팁을 받고 좋아하는 딜러 모습
                                         

EP.4 - 카지노의 팝콘이 뭐야?

지난 에피소드에서 팁이 월급의 세 배였다고 말씀드렸죠. 

오늘은 그 팁 이야기를 제대로 해볼게요.


팝콘이지?

먼저 카지노에서는 팁을 절대 팁이라고 부르지 않았어요. 

지금은 공식적으로 봉사료라고 하지만, 

제가 일하던 시절에는 카지노에서만 통하는 

은어가 있었는데 바로 [팝콘]이에요. 

왜 팝콘이라고 했냐고요? 

그 당시에도 그 유래를 자세히 아는 사람들은 없었는데 

내놓고 말은 못해도 칩스를 튀겨서 부풀리기 때문에 

팝콘이라 부른다고들 했어요


충격적인 팝콘문화를 접하다

지금부터 그 얘기를 할게요.

저는 업장에서 팝콘 튀기는 걸 처음 봤을 때 

정말 기절하는 줄 알았어요.

카지노 게임 테이블에는 딜러들이 딜을 하고 

뒤에 딜러가 한 명이 더 서 있어요. 

테이블에서 나온 외화를 케셔에 가서 환전을 해오고 

고객들이 주문한 음료나 식사 주문을 받는 딜러인데요 

환전 딜러라고 불렀어요

그런데, 어느 날 그 환전 딜러가 제 뒤에서 

갑자기 속삭이는 거예요.

"지금이야! 지금 해!"

순간 무슨 말인지 몰라서 어리둥절했는데

바로 옆 테이블에 있는 딜러가 하는 걸 보니까 

락에서 칩스를 집어서 팁 박스에 마구 넣는 거예요. 

락(Rack)은 칩을 눕혀서 보관하는

잠금장치가 달린 딜러 앞에 두는 통이에요

팁박스에는 홀더가 꽂혀 있고 

칩스가 하나씩 들어갈 수 있는 구멍이 있는데, 

홀더를 들어서 그 팁을 넣는 구멍에 

'또르르르' 소리를 내며 넣는 거예요.


외면해주는 고객들과 플로어펄슨

고객들이 준 게 아니에요. 

락에 있던 칩스를 임의로 가져다가 

마치 고객이 준 팁인 것처럼 넣는 거죠.

고객들도 심지어는 테이블을 담당하는 간부도 

팝콘을 튀기고 있는 거 다 알아요. 

근데 모르는 척하고 외면해 줘요. 

'짜고 치는 고스톱' 같은 거요.

저는 그게 더 민망하고 창피했어요.


팝콘은 타이밍이다

팝콘을 튀기는 것은 타이밍이 다 있었어요. 

카드를 교체할 때나 *카드셔플 전후

즉 잠깐 딜이 멈추는 순간을 노려야 했어요.

*카드셔플: 딜러가 카드를 손으로 정해진 룰에 따라 섞는 것

그 타이밍을 뒤에 서있던 환전딜러가 

망을 봐주는 거였고요.

저는 처음에 눈이 튀어나오는 줄 알았어요. 

이게 말이 되나 싶었거든요. 


악의 무리에 들어가다

근데 업장 전체 딜러들이 다 하고 있었어요.

안 하면 어떻게 됐냐고요? 

휴게실로 불려 올라가서 깨졌어요. 

저만 깨지는 게 아니라 동기들을 다 모아 놓고 

다같이 혼났어요.

처음엔 정말 하기 싫었어요. 

근데 안 하면 고참한테 찍히고

같이 일하는 동기들한테도 피해가 가고… 

결국 나중에는 저도 하게 됐습니다.


무리를 따르지 않으면 도태되는 문화

유일하게 1명만 제외하고는 

딜러 전원이 팁을 팝콘처럼 튀겼어요. 

그 딜러는 기독교인이라 

하나님 앞에 죄를 짓는 일이라서 

못하겠다고 했다는데... 

그래도 팝콘 수입은 챙겨 갔어요.

다들 그 딜러를 손가락질 했어요.

그 후 그 딜러는 견디기 힘들었는지 

얼마 되지 않아 회사를 그만 두고 나갔어요


팝콘의 민낯이 드러나다

팝콘이 대책 없이 마구 많이 나오는 날은 

팝콘 박스가 무거운 칩스 무게를 

감당하지 못해서 터지기도 했어요. 

하룻밤에 1억이 넘는 날도 있었거든요.

그런 날은 중간에 한 번 팝콘 박스를 비워서 

중간에 팝콘 정리를 하곤 했어요. 

처음엔 팝콘 박스가 테이블 밑에 

나무 박스의 서랍 형태로 고정되어 있었는데, 

너무 팝콘을 튀겨 대서 팝콘 박스가 터지니까 

나중에는 테이블 위 딜러의 오른쪽에 올려두는 

작은 투명 아크릴 박스로 바꿨어요.

튀긴 팝콘이 투명하게 보이게요. 

그래도 상관없이 튀겼어요. 

지금 생각해도 너무 웃긴 일이에요.

회사도 팝콘의 수위를 조절하지 못해서 

골치가 아팠던 것 같아요


카지노의 과거 치부

그게 팝콘이에요. 충격적이지 않나요?

요즘 입사하는 딜러들은 이런 전설적인 스토리를 

전혀 알 수도 없고, 상상도 못할 거예요.

이건 카지노의 과거 치부이기도 하거든요.

카지노에서 30년 근무하고 퇴직한 지금도 

딜러들의 팝콘 튀기는 모습은 어제 일처럼 선명해요

정확히 34년이 지나고 이제야 말할 수 있게 되었네요...


2026-03-10

EP.3 - 밤 10시에 출근하는 카지노 딜러들



                                                     카지노 입구 전경의 모습

EP.3 - 밤 10시에 출근하는 카지노 딜러들


지난 에피소드에서 3개월간의 교육 얘기를 했는데요, 

오늘은 드디어 첫 발령 이야기를 해볼게요.


나잇타임

교육을 마치고 떨리는 마음으로 발령지를 확인했더니

나잇타임이었습니다.

여기서 잠깐, 카지노에서 일했던 사람인지 아닌지 

바로 알 수 있는 방법이 있어요. 

바로 발음입니다. 

'나이트타임'이 아니라 '나잇타임'이라고 해야 해요. 

저도 처음에 "나이트타임"이라고 했다가 

고참한테 바로 혼났던 기억이 나네요.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이게 은근히 

업계 사람인지 구분하는 기준이 됩니다.


24시간 연중무휴/3교대 근무

카지노는 연중무휴 24시간이라 3교대로 운영돼요. 

1부 모닝타임은 아침 6시부터 오후 2시

2부 데이타임은 오후 2시부터 밤 10시

3부 나잇타임은 밤 10시부터 아침 6시까지 입니다.

신체 리듬상으로는 모닝→데이→나잇 순서로 

근무하는 게 자연스러울 텐데, 

실제로는 나잇→데이→모닝 순서로 돌아갔어요. 

오랜 관습이라 제가 퇴사할 때까지 

끝내 바뀌지 않았습니다.

카지노는 제가 다니는 30년 동안 

단 하루도 문을 닫은 적이 없었어요. 

딱 한 번, 박정희 대통령 서거 때 단 하루 

문을 닫았다는 얘기가 

전설처럼 전해져 내려올 뿐이었죠.


돈이 되는 나잇타임

나잇타임은 힘들지만 돈은 됩니다. 

과거도 현재도 나잇타임을 하면 근로기준법상 

야간수당은 통상임금의 1.5배를 줘야 하거든요. 

당시 20대였던 저는 처음에 

야간수당이 붙은 첫월급을 받고 깜짝 놀랐어요.

근데 야간수당보다 더 놀란 게 있었습니다.


나잇타임보다 더 돈이 되는 봉사료(=팁)

카지노 딜러에게는 팁이 있어요. 

단, 카지노에서는 절대 팁이라고 부르지 않아요. 

지금은 공식적으로 봉사료라고 하지만, 

제가 일하던 시절에는 

딜러들끼리만 통하는 은어로 불렸습니다. 

그 얘기는 다음 에피소드에서 자세히 할게요.

일단 숫자만 말씀드리면

당시 제 월급이 30만원 정도였는데 

팁 수입이 한 달에 100만원을 훌쩍 넘었어요. 

월급보다 팁이 세 배 이상 많았던 거죠. 

그것도 세금 한 푼 내지 않는 현금으로요 

웬만한 직장인 월급보다 많이 벌었습니다.


세상에는 이유없는 돈, 공짜는 없다

물론 그만큼 대가를 치러야 했었어요. 

저는 아침 6시에 퇴근해서 

기숙사에 돌아와 씻고 자면, 

몸이 너무 피곤하다 보니 

저녁 6시쯤 되어야 겨우 눈이 떠졌어요. 

간단히 저녁 먹고 다시 출근 준비를 해야 하니, 

쉬는 날 빼고는 바깥 출입을 거의 못 했습니다.

이유가 있었어요. 

카지노 테이블에서 피곤하면 실수가 나옵니다. 

돈이 오가는 곳이다 보니 

실수 한 번이 큰일이 되거든요. 

그래서 잠 만큼은 무조건 푹 자는 게 

딜러들의 불문율이었어요.

나잇타임 3개월… 그땐 공짜 돈 같았는데 

지금 생각하면 젊었으니까 가능했던 것 같아요.

3개월 밤근무를 하고 나니 신체 리듬이 흔들렸어요. 

긴장과 스트레스가 쌓였는지 

얼굴에 뾰루지가 나기 시작하더니 얼굴 전체

심지어 목 아래까지 번졌어요. 

그 후로 20년 넘게 피부 때문에 

고생을 정말 많이 했습니다.

세상엔 공짜는 없더라고요


그리고 이 팁 (=봉사료)이야기가

나중에 제 인생을 완전히 바꿔 놓을 줄은 

그때는 몰랐습니다.

다음 에피소드에서 계속됩니다.



2026-03-06

EP.2 - 카지노 딜러 교육 3개월 – 손은 떨리고 기숙사는 없고...

                             30년전 딜러 교육하는 모습



EP.2 - 카지노 딜러 교육 3개월, 

손은 떨리고 기숙사는 없고...


카지노에 입사하면 바로 영업장에 투입되는 게 아니에요.

3개월 동안 별도 교육을 받아요. 

저는 그 3개월이 진짜 힘들었습니다.


교육 내용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배우는 게임은 세 가지예요. 

블랙잭, 바카라, 룰렛. 

단순히 룰만 배우는 게 아니라

카드 셔플·칩스 계산·딜링 동작을 

몸에 익을 때까지 하루 종일 반복해요.


교육장 분위기

교육장은 실제 영업장과 분리된 별도 공간이었고

복장도 딱 정해져 있었어요. 

남자는 흰색 와이셔츠에 검정 바지 

여자는 흰색 블라우스에 검정 치마

여자들은 커피색 스타킹에 

반드시 빨간 립스틱이어야 했어요. 

살색 스타킹은 금지였고요. 

지금 들으면 황당하지만

그때는 당연한 규정이었어요.


저는 시작점부터 달랐어요

소심하고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인데, 

첫 직장을 낯선 도시에서 시작했어요. 

사투리도 잘 못 알아들었고, 

화투 같은 것은 아예 관심도 없고 못 치는 상태라서 

카지노 게임룰 자체가 낯설고 어렵게 느껴졌어요. 

솔직히 관심도 없던 분야였으니까 

더 힘들었던 것 같아요.


아빠 찬스로 해결한 기숙사 문제

거기다 교육생은 기숙사 배정이 안 된다는 거예요. 

낯선 도시에서 혼자 하숙집을 구해서 

버스를 타고 다니면서 교육을 받았어요. 

아는 사람 하나 없는 곳에서 

매일 그 생활을 한 달 쯤 했을까요. 

너무 힘들어서 결국 아빠에게 말씀드렸더니 

아빠는 바로 추천인한테 연락을 하셨고

저는 그날로 바로 기숙사 배정이 났어요. 

또 다시 아빠 찬스였죠 

근데 나중에 알고 보니 제가 배정 받은 방이 

원칙적으로는 배정받을 수 없는 방이었어요. 

호텔 직원과 카지노 직원은 같은 방에 

배정하지 않는 게 원칙이었거든요. 

근데 저는 그 원칙을 깨고 

호텔 직원들과 합숙을 하게 된 거예요.

결과적으로는 오히려 잘 된 일이었어요. 

영업장도 모자라서 숙소에서까지 

고참들과 마주친다는 건 

상상만 해도 스트레스거든요. 

호텔직원과는 그 눈치를 안 봐도 됐으니까요.


결정적인 문제 — 수전증

저한테 작은 수전증이 있어요. 

긴장하면 손이 눈에 보일 정도로 떨려요. 

딜러가 손이 떨리면 어떻겠어요. 

카드 돌리다가, 칩 쌓다가 손이 떨렸어요. 

그걸 본 교관이 하루는 이렇게 말했어요.

"너 무슨 병 있니? 손을 왜 이렇게 떨어?"

그 목소리가 아직도 귀에 생생합니다.


결과 — 40명 중 꼴찌

3개월 후 최종 테스트. 저는 40명 중 꼴찌였어요. 

예상은 했지만, 그런 막상 확인하니까 기분이 묘했어요. 

그때 수석교관이 저를 따로 불러서 이렇게 말했어요.

"업장 들어가면 한 달도 못 버티고 

반드시 그만둘 거야. 내가 장담한다."

"추천인이 있어서 떨어뜨리진 못하지만, 

카지노는 군대보다 더 센 기수 문화가 있어. 

너같은 사람은 버티기 힘들 거다."

기죽었을 것 같죠?

이상하게... 오기가 생겼어요.


그리고 결과...

그 교관의 예상은 틀렸습니다. 

저는 한 달이 아니라, 30년을 버텼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의 저는 정말 여러모로 

부족한 사람이었던 건 맞아요. 

그런데 오히려 그 부족함 때문에 

저를 버티게 만든 것 같기도 해요. 

가진 건 오로지 '오기' 하나 뿐이었어요.


다음 글부터는 교육을 마치고 

처음 영업장에 들어갔을 때의 이야기를 시작해볼게요. 

그날 분위기가... 충격적이었거든요.


2026-03-03

EP.1- 카지노 딜러 되는법 - 화투도 못치던 제가 카지노 30년 근무하게 된 이유



                    카지노 업장의 핏보스와 딜러 모습


 EP.1- 카지노 딜러 되는법-

           화투도 못치던 제가 카지노 30년 근무하게 된 이유


카지노 딜러를 하려면 도박을 잘해야 할까요?

저는 카지노에서 30년(딜러~핏보스)을 일했는데요, 

화투도 못 칩니다. 지금도요.

그런 제가 어떻게 카지노에 들어갔고, 

어떻게 30년을 버텼는지. 

오늘은 그 이야기를 시작해 볼게요.


카지노에 지원한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거창한 꿈이 있었던 게 아니에요. 

카지노가 좋아서도 아니었고요.

그냥 집안 형편이 어려웠습니다.

안정적인 직장이 필요했고

그러다 카지노라는 선택지를 알게 됐어요. 

그게 전부예요.

그 단순한 이유 하나가 

제 인생 30년을 바꿔 놓을 줄은...

그때는 몰랐죠.


그때 채용 방식은 지금이랑 완전히 달랐어요

지금은 카지노 관련 학과도 있고

공채 시스템도 있고, 시험도 보잖아요.

그때는 거의 다 추천이었어요. 

제 경험상 90~95% 정도요.

입사 지원서에 아예 '추천인' 칸이 

따로 있었을 정도였으니까요.

                                             

합격 조건은 생각보다 단순했습니다
  • 키 162cm 이상
  • 시력은 교정 가능하면 됨
  • 여성은 안경 불가, 렌즈는 가능 / 남성은 안경 가능
  • 색약or색맹은 절대 불가
    (칩스의 색으로 금액을 구별해야 하기 때문)

스펙이나 학벌은 크게 안 봤어요. 

저는 키 170cm에 렌즈 끼면

시력 1.0이었으니 조건은 충분했죠.


저는 면접도 못 봤어요

다른 지원자들은 다 면접을 봤는데, 

저는 지원을 늦게 해서 면접 기간이 이미 끝나 있었어요.

인사 담당자한테 물어봤더니 "면접은 어쩔 수 없지만, 

신체검사는 꼭 받아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신체검사만 달랑 봤어요

면접도 없이요. 

지금 생각해도 좀 어이가 없는 상황이죠 


그게 가능했던 이유 — 추천인 제도

"평범한 사람이 어떻게 임원 추천을 받았지?" 라고

생각이 드실 거예요. 당연한 의문이에요.

사실은 저희 아버지가 한국 최초의 카지노인 

인천올림푸스카지노(1967년 설립)에서 

잠시 근무하신 적이 있어요.

거기서 알게 된 분이 나중에 

저의 추천인이 되어 주신 거예요.

저는 그 덕을 본 거죠.

생각해보면 카지노와의 인연이 

아버지 때부터 시작된 셈이에요.


그렇게 합격했습니다             

시험을 잘 봐서도 아니고

면접을 잘 봐서도 아니에요.

조건 맞고, 추천인 있고, 그게 다였어요. 

그때는 몰랐습니다. 

이 선택이 제 인생의 30년을 바꾸게 될 줄은요.


다음 글에서는 카지노 딜러 교육 3개월 이야기를 해볼게요. 

40명 중 꼴찌를 했고, 교관한테 "한 달도 못 버틸 거다"는 

말까지 들었던 그 시간이요.


EP.27 - 카지노 F/P 부정행위

  화장실의 부정행위 모습 EP.27 - 카지노 F/P 부정행위 카지노 안에서 일하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일들을 목격하게 돼요. 오늘은 좀 부끄러운 얘기를 해볼게요. 제가 한 얘기가 아니라. 제가 목격하거나 나중에 알게 된 얘기예요. 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