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앞 폭행사건
EP.26 - 카지노가 내게 준 생일선물
살면서 잊히지 않는 날이 있어요.
제 생일이었어요.
그날 밤 약속
저는 데이타임 근무였어요.
오후 2시부터 밤 10시까지.
퇴근하면 남자친구를 만나기로 했어요.
검도를 배우러 갔다가 만난 동갑내기였어요.
호텔 조리사였던 그는
회사 호텔앞에서 기다리기로 했어요.
생일이라서 만나서 저녁을 먹기로 했거든요.
회사 호텔앞 어둠 속에서
밤 10시.
퇴근하고 들뜬 마음으로 호텔 앞으로 갔어요.
그때 갑자기 어둑한 주차장 쪽에서
남자 한 명이 나오더니
갑자기 제 얼굴에 폭행을 가하기 시작했어요.
살면서 얼굴만 집중적으로 맞아본 적 있으세요?
눈을 뜨고 있어도 온 세상이 깜깜해요.
얼굴을 맞을 때마다 스파크 불이 번쩍번쩍거렸어요.
가방을 내려놓으며 그날 가방 안에는
팝콘 계를 타서 받은 500만원이 있었어요.
이렇게 계속 맞으면 죽을 것 같았어요.
가방을 바닥에 내려놓으며 말했어요.
"500만원이 가방에 있어요."
그리고 얼굴을 더 이상 맞으면 안 될 것 같아서.
콘크리트 바닥에 얼굴을 파묻었어요.
그러자 구둣발로 제 등을 마구 밟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한참을 때리더니.
가방의 돈은 손도 안대고는
회색 그랜저를 타고 홀연히 사라졌어요.
장미꽃 100송이와 2단 케이크
지나가던 직원도 있었어요.
저인 줄 몰라봤다고 했어요.
연인들이 싸우는 줄 알았고.
남자가 너무 무섭게 생겨서 그냥 지나쳤다고.
바닥에 쓰러져 피를 흘리고 있는 저를
처음 발견한 건 남자친구였어요.
그날 남자친구는 저의 생일이라 직접 만든 깜짝선물인
2단 케이크와 장미꽃 100송이를 들고
기다리고 있다가 저를 보고는.
너무 놀라서 꼼짝도 못하고 서있었어요.
저는 코뼈가 휘어질 정도로 맞았어요.
온몸이 멍투성이로 만신창이가 됐어요.
그날의 혼자라는 공포감은
지금까지 트라우마로 남아있어요.
선택의 갈림길
그 일 이후 남자친구는 노조 일을 강하게 반대했어요.
또다시 제가 다칠까봐 걱정이 됐던 거예요.
그 마음을 모르는 건 아니었어요.
하지만 저는 위원장을 그만둘 수가 없었어요.
결국 그가 말했어요.
"노조를 계속하면 헤어지자."
그리고 우리는 4년의 연애가 끝났어요.
서로 인연이 아니었던 거겠죠.
가끔 어떻게 변했는지 궁금하기도 하지만.
지금은 남편과 20년 넘게 행복하게 살고 있어요.
그날 밤을 돌아보며
카지노 노조위원장으로 산다는 건
그런 것이었어요.
생일날 밤.
장미꽃 100송이 앞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졌던 그날.
그게 제 생일선물이었어요.
그래도 저는 멈추지 않았어요.
다음 에피소드 예고
카지노 안에서는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벌어졌어요.
500원짜리 동전이 부른 해고 사건.
다음 에피소드에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