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러에게 피드백하는 모습
EP.22-카지노에서 꽁꽁 숨어있던 잠재력을 발휘하다
늙은 여우가 되다
저는 노조를 만들 만한 성격이 아니었어요.
소심하고 조용하고 있는 듯 없는 듯.
그런데 노조위원장이 되면서
꽁꽁 숨어있던 잠재력이 나온 거예요.
처음 단체협상 테이블에 나갔을 때가 아직도 생생해요.
전날 거의 잠을 못 잤어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몰랐으니까요.
회사 측은 닳고 닳은 늙은 늑대 같은 임원들로 구성됐고.
노조 측은 입사한 지 2년 차의 여성 노조위원장과
비슷한 풋내기 직원들.
그런데 협상 테이블에 앉으면 제 눈빛이 살아났어요.
임원들을 쥐었다 폈다 하면서 협상을 이끌었어요.
그때 제 별명이 늙은 여우였어요.
입사 2년 차 여성 위원장이 늙은 여우라니.
나이는 젊었는데 협상능력이 노련하고 뛰어나다고
임원들끼리 그렇게 불렀다고 해요.
노련하고 늙은 여우가 회사 돈을
직원들을 위해 잘도 빼어간다고.
솔직히 그 별명이 나쁘진 않았어요.
믿음이 만들어낸 날탕 어벤저스
날탕 어벤저스팀이 높은 승률을 낼 수 있었던 건
딜러들을 믿었고 딜러들도 저를 믿었기 때문이에요.
신입 딜러들은 보통 끗발이 좋아요.
마치 갓 신내림을 받은 무당의 신점이
정말 잘 맞는 것과 비슷하죠.
그런데 신입 딜러들은 단점이 있어요.
많이 긴장해서 떨고 실수하면 정신 못차리고
황당한 실수가 많이 생기거든요.
사실 저도 딜러 시절에는 수전증이 있어서
실수가 많았던 딜러였어요.
그래서 그런 신입 딜러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았어요.
저는 거의 그 신입 딜러의 빙의가 되어서
아주 정확하고 깔끔한 피드백을 했어요.
그게 신입 딜러들에게 먹히는 거예요.
뒤에서 조용히 말해줬어요.
"실수는 얼마든지 내가 뒤에서 커버해 줄게.
그러니 마음 편하게 딜링만 해"
무슨 일 있으면 꼭 "check"하고.
그 말 한마디에 딜러들도 저와 같이 날개를 달고
역량을 발휘하기 시작했어요.
먼저 믿으면 잠재력은 반드시 나온다
제가 먼저 믿으면.
모든 사람의 꽁꽁 숨어있던 잠재력은
반드시 나오더라고요.
협상 테이블에서도, 바카라 테이블에서도.
저는 그걸 몸으로 배웠어요.
노조위원장 시절에도, 플로어펄슨 시절에도.
결국 사람은 믿어주는 사람 앞에서 가장 빛나거든요.
다음 에피소드 예고
카지노에서 만난 가장 따뜻한 사람이 있었어요.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5분 일찍 테이블에 내려오시던 분.
다음 에피소드에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