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업장 모습
EP.12 - 카지노에 시계와 창문이 없는 진짜 이유
카지노에는 시계가 없어요.
창문도 없어요.
밖이 대낮인지 한밤중인지 알 수 없어요.
처음 입사했을 때 저는 그게 그냥 인테리어인 줄 알았어요.
30년이 지난 지금은 알아요.
그건 철저하게 계산된 전략이라는 걸.
오래 머무는 손님은 결국 다 잃는다
제가 딜러로, 플로어펄슨으로, 핏보스로 일하면서
수없이 봐온 장면이 있어요.
아침에 들어온 고객이 그날 새벽까지 자리를 지키는 것.
그리고 그 고객은 돈을 따서 나가는 걸 본 적이 거의 없어요.
확률적으로 당연한 얘기예요.
카지노의 모든 게임에는 하우스 엣지가 있거든요.
*House Edge : 플레이어(고객)가 장기적으로 베팅할 때
카지노가 평균적으로 가져가는 수익 비율
블랙잭은 0.5%, 슬롯이 많게는 15%까지.
게임을 오래 할수록 그 확률이 쌓이고.
결국 카지노가 이기게 되어 있어요.
카지노는 그걸 알아요.
그래서 손님이 최대한 오래 앉아있게 만드는 데
모든 걸 쏟아붓는 거예요.
공간이 주는 메시지
영업장 바닥은 카펫이에요.
딱딱한 대리석이 아니라 푹신한 카펫.
오래 걸어도 발이 덜 피곤하고 소음도 줄어들어요.
자연스럽게 더 오래 머물게 되는 거예요.
반면 카지노 입구 바닥은 대리석이에요.
들어오는 순간 "여기는 특별한 공간이다"라는
느낌을 주는 거예요.
천장을 올려다보면 해외에서 수입한 대형 샹들리에가 있어요.
화려함의 상징이에요.
그런데 그 화려함을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이 어마어마해요.
1년에 한 번, 전구 하나하나를 내려서 세척하는데
1주일 이상 걸려요.
인건비만 1억 원이 넘고요.
카펫 클리닝도 마찬가지로 비용이 많이 들어요.
카펫과 샹들리에.
이 두 가지는 카지노의 상징이에요.
고객에게 "당신은 지금 아주 특별한 곳에 있다"는
감각을 심어주는 장치이기도 해요.
공짜의 함정
등급 높은 VIP 손님한테는 모든 게 다 공짜에요.
항공료도 공짜, 호텔도 공짜, 밥도 공짜예요.
처음엔 대단한 대접처럼 보여요.
그런데 카지노 입장에선 완전히 남는 장사예요.
손님이 테이블에 앉아있는 시간이 곧 수익이니까요.
술도 담배도 공짜였던 시절이 있었어요.
손에 담배를 들고 옆에 술잔이 있으면
자리를 뜰 이유가 없어요.
카지노는 그걸 처음부터 알고 있었어요.
현금 대신 칩을 쓰는 것도 마찬가지예요.
칩은 돈처럼 느껴지지 않거든요.
100만 원짜리 칩 하나를 테이블에 밀어넣는 건
현금 100만 원을 내미는 것보다 훨씬 쉬워요.
그래서 더 쉽게 베팅하게 되는 거예요.
시간을 잃은 사람들
시계가 없으니 고객들은 시간 감각을 잃어요.
출근해서 근무교대를 하고 테이블에 들어가면
"지금 몇 시예요?" 하고 묻는 고객들이 있어요.
퇴근할 때 앉아있던 고객이
다음 날 출근하면 그대로 앉아있는 경우도 많았어요.
며칠씩 못 먹고 못 잔 채로 게임을 하다가
의자에 앉아있던 채로 그대로 뒤로
자빠지는 고객들도 있었어요.
도박에 깊이 빠지면 배고픔도, 잠도, 시간도 다 잊어요.
그 모습을 수없이 봐왔어요.
도박중독. 이건 나중에 따로 깊게 얘기할게요.
카지노에서 이기는 방법
이걸 알고 들어가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저는 30년 동안 그 안에서 일했어요.
그래서 알아요.
카지노에서 이기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딱 하나예요.
일찍 나오는 것.
다음 에피소드 예고
새벽 3시.
저는 고객의 호텔방 문을 두드렸어요.
다음 에피소드에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