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 파편에 맞아 다친 딜러
EP.24 - 카지노에 와인병이 날아왔다
카지노에는 별의별 고객이 다 있어요.
그 중에서도 잊히지 않는 고객이 있어요.
전용비행기를 타고 오는 일본 고객이었어요.
전용비행기로 오는 VIP
혼자 오는 법이 없었어요.
10명 정도의 일행을 데리고 왔는데.
데리고 오는 여자들은 다 젊은 여자들 뿐이었어요.
명품을 온몸에 휘감고.
돈 자랑을 해댔어요.
일본인답지 않게 덩치도 있고 키도 컸어요.
카지노에서 제공하는 식음료는 다 공짜였는데.
본전을 뽑을 생각인 것처럼 와인을
하루 밤에 10병 이상 마셨어요.
안주도 엄청나게 주문했고요.
원래 게임 테이블에는 와인잔을 올려놓을 수가 없어요.
테이블마다 컵홀더가 있긴 하지만.
이 고객만큼은 예외였어요.
그만큼 카지노 입장에서 놓치기 싫은 고객이었거든요.
승부욕의 화신
게임에 승부욕이 장난이 아니었어요.
단독으로 테이블 3개를 돌아다니며 게임을 했어요.
루징하면 신경질이 엄청났어요.
저도 그 고객과 8시간 근무하면 기가 다 빨렸어요.
그런데 그날.
저는 날탕 어벤저스팀을 데리고 계속 win을 했어요.
고객은 본인의 성질을 이기지 못했어요.
그리고 테이블 모니터 스크린에 와인병을 던졌어요.
와인병이 날아간 순간
쨍그랑.
모니터 스크린이 박살났어요.
병 파편들과 와인이 테이블 위에 뿌려졌어요.
난리가 났어요.
그런데 담당 남자딜러가 요동도 하지 않았어요.
흐트러짐 없이 담담하게 테이블을 지키고 있는 거예요.
제가 급하게 다가가서 물었어요.
"괜찮아?"
그 딜러가 웃으면서 말했어요.
"저는 괜찮아요. 과장님은 다치신데 없으세요?"
그런데 그 딜러는 이마에 파편을 맞아
피가 흐르고 있었어요.
그 순간이 아직도 잊히지 않아요.
적반하장
게임을 아웃시켜도 모자랄 판에
고객은 오히려 플로어펄슨인 저와
딜러 전원 교체를 요구했어요.
저와 딜러들은 교체되면 정말 땡큐죠.
그런데 다음 날.
고객이 저한테 사과를 요구했어요.
제 표정이 마음에 안 들어서 화가 나서
모니터를 부쉈다면서요.
정말 어이가 없었어요.
그리고 저뿐만 아니라 핏보스, 팀장까지
다같이 동행해서 사과를 해야 했어요.
그렇게 이 일은 손해배상도 못 받고 마무리됐어요.
카지노는 그런 곳이에요
돈만 있으면 이런 어이없는 일도 허용되는 곳.
그게 제가 일하던 시절의 카지노였어요.
지금은 많이 달라졌어요.
카지노 산업이 성숙해지면서 고객 관리 시스템도
직원 보호 정책도 그 시절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개선됐거든요.
제가 경험한 이야기들은
30년 전 그 시절의 이야기예요.
지금의 카지노를 이렇다고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해요.
그날 담담하게 피를 흘리면서도
미동도 하지 않고 자리를 지켰던 그 딜러.
그 프로 정신이 아직도 마음에 남아요.
다음 에피소드 예고
카지노에도 군대 같은 문화가 있었어요.
신참은 1년 동안 다리도 꼬지 못했어요.
다음 에피소드에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