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벽 6시 첫 회식 모습 |
P.34 — 카지노 직원들의 회식문화
34년 전 첫 회식이 아직도 기억나요.
나잇타임 근무를 마치면 오전 6시.
영업장 플로어펄슨들이 새로 입사한 우리 동기들한테
맛있는 거 사주겠다며 퇴근하고 오라고 했어요.
데려간 곳은 복국집이었어요.
태어나서 처음 먹어본 복국
태어나서 처음 먹어보는 복국과 복수육, 복껍질무침.
복국은 시원했고
복수육은 마치 닭가슴살을 먹는 듯 담백했어요.
복껍질무침은 야들야들하고 쫄깃하면서
새콤달콤 맛있었어요.
그리고 새벽 6시에 복국과 함께 마시는 소주는
위에서 장까지 내려가는 게 느껴질 정도였어요.
밤새 고객들과 선배들한테 받은 스트레스를
날리고 싶은 욕구와 함께 마시면
더 잘 마셔지고 잘 취했어요.
저는 주당이신 부친을 닮아 선천적으로 주량이 세서
그 당시 소주 2병도 거뜬히 마실 정도였어요.
선배들이 잘 사주고 회식에 자주 초대했던 이유가 있었죠.
카지노 회식 문화
입사하고 3개월은 거의 매일 회식이 있었어요.
회사에서도 정기적으로 한 달에 한 번은
타임별로 전체 회식이 있었고요.
카지노에서 회식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였어요.
그날 하우스(회사)실적이 좋으면 회식.
실적이 나쁘면 또 회식.
부장급 이상이면 법인카드를 사용할 수 있었는데
카드 한도만큼 간부들에게 카드를 양도해서 쓰기도 했어요.
귀를 물어뜯다
회식을 권장하는 문화이다 보니
술 때문에 사건 사고도 많았어요.
그중에서도 잊히지 않는 사건이 있어요.
마케팅 직원들과 남자 딜러들이 회식을 하고
마지막에 딜러의 자취방에서 2차를 했는데
시비가 붙어서 딜러가 마케팅 직원의 귀를 물어 뜯은 거예요.
추운 겨울이었는데 만취 상태라서
따뜻한 방에 떨어진 귀 조각을 두고 응급실로 그냥 가버린 거예요.
담당의사는 빨리 귀 조각을 찾아오지 않으면
응급수술을 못 하고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말했고
급하게 자취방에 달려가 귀 조각을 찾아와서
간신히 귀봉합 수술을 했어요.
당시 이 사건은 웃기면서도 놀란 일이었는데
그 밖에도 회식 뒷이야기는 정말 셀 수도 없이 많아요.
데이타임이 끝나는 밤 10시
카지노는 3교대라 퇴근 시간이 다 달랐어요.
오후 2시. 밤 10시. 새벽 6시
이중에서도 회식하기 제일 좋은 타임은
데이타임이 마치는 밤 10시였어요.
밤10시부터는 밤문화가 시작되는 시간이거든요.
그 시간에는 미식거리도 많고 즐길 곳도 많아요.
다음 날 오후 2시부터 근무라서
아침에 일찍 일어날 부담도 없고요.
그래서 흥청망청 마시고 노는 회식 문화가 생긴 거예요.
회사 근처에서 회식을 하게 되면
카지노 직원들을 우연히 자주 만났어요.
어떤 날은 한 곳에서 카지노 직원 3~4팀이
동시에 회식을 하기도 했으니까요.
나잇타임이 끝나는 새벽 6시에는 문 연 곳이
손꼽을 정도라서 서로 만날 수밖에 없었어요.
회식문화가 만들어낸 것들
카지노 영업장(도박장)에서 일하고 나와서
근무 마치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나와
술과 담배로 스트레스를 풀고 회식을 하는 카지노 문화.
장점보다 단점이 더 많았지만
이 회식 문화가 있어서 카지노 직원들은
서로 단합하고 뭉치는 팀워크를 만들었어요.
그 힘으로 적들(고객들)과 싸우고(게임하고)
전장(영업장)에 다시 출정(출근)할 수 있었던 거 아닐까요?
지금은 카지노 회식 문화도 많이 변했고 희석되었지만
다음 날 출근은 잊은 채 마음껏 청춘을 불살랐던
다시 못 올 그 시절이 가끔은 그리워요.
다음 에피소드 예고
카지노 직원들은 체육대회에서도 무조건 이겼어요.
노래면 노래, 줄다리기면 줄다리기.
종목을 막론하고요.
다음 에피소드에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