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13

EP.34 - 카지노 직원들의 회식문화

새벽 6시 첫 회식 모습
 










P.34 — 카지노 직원들의 회식문화


34년 전 첫 회식이 아직도 기억나요.

나잇타임 근무를 마치면 오전 6시.

영업장 플로어펄슨들이 새로 입사한 우리 동기들한테

맛있는 거 사주겠다며 퇴근하고 오라고 했어요.

데려간 곳은 복국집이었어요.


태어나서 처음 먹어본 복국

태어나서 처음 먹어보는 복국과 복수육, 복껍질무침.

복국은 시원했고

복수육은 마치 닭가슴살을 먹는 듯 담백했어요.

복껍질무침은 야들야들하고 쫄깃하면서

새콤달콤 맛있었어요.

그리고 새벽 6시에 복국과 함께 마시는 소주는

위에서 장까지 내려가는 게 느껴질 정도였어요.

밤새 고객들과 선배들한테 받은 스트레스를

날리고 싶은 욕구와 함께 마시면

더 잘 마셔지고 잘 취했어요.

저는 주당이신 부친을 닮아 선천적으로 주량이 세서

그 당시 소주 2병도 거뜬히 마실 정도였어요.

선배들이 잘 사주고 회식에 자주 초대했던 이유가 있었죠. 


카지노 회식 문화

입사하고 3개월은 거의 매일 회식이 있었어요.

회사에서도 정기적으로 한 달에 한 번은

타임별로 전체 회식이 있었고요.

카지노에서 회식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였어요.

그날 하우스(회사)실적이 좋으면 회식.

실적이 나쁘면 또 회식.

부장급 이상이면 법인카드를 사용할 수 있었는데

카드 한도만큼 간부들에게 카드를 양도해서 쓰기도 했어요.


귀를 물어뜯다

회식을 권장하는 문화이다 보니

술 때문에 사건 사고도 많았어요.

그중에서도 잊히지 않는 사건이 있어요.

마케팅 직원들과 남자 딜러들이 회식을 하고

마지막에 딜러의 자취방에서 2차를 했는데

시비가 붙어서 딜러가 마케팅 직원의 귀를 물어 뜯은 거예요.

추운 겨울이었는데 만취 상태라서

따뜻한 방에 떨어진 귀 조각을 두고 응급실로 그냥 가버린 거예요.

담당의사는 빨리 귀 조각을 찾아오지 않으면

응급수술을 못 하고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말했고

급하게 자취방에 달려가 귀 조각을 찾아와서

간신히 귀봉합 수술을 했어요.

당시 이 사건은 웃기면서도 놀란 일이었는데

그 밖에도 회식 뒷이야기는 정말 셀 수도 없이 많아요.


데이타임이 끝나는 밤 10시

카지노는 3교대라 퇴근 시간이 다 달랐어요.

오후 2시. 밤 10시. 새벽 6시

이중에서도 회식하기 제일 좋은 타임은

데이타임이 마치는 밤 10시였어요.

밤10시부터는 밤문화가 시작되는 시간이거든요.

그 시간에는 미식거리도 많고 즐길 곳도 많아요.

다음 날 오후 2시부터 근무라서

아침에 일찍 일어날 부담도 없고요.

그래서 흥청망청 마시고 노는 회식 문화가 생긴 거예요.

회사 근처에서 회식을 하게 되면 

카지노 직원들을 우연히 자주 만났어요.

어떤 날은 한 곳에서 카지노 직원 3~4팀이 

동시에 회식을 하기도 했으니까요.

나잇타임이 끝나는 새벽 6시에는 문 연 곳이 

손꼽을 정도라서 서로 만날 수밖에 없었어요.


회식문화가 만들어낸 것들

카지노 영업장(도박장)에서 일하고 나와서

근무 마치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나와

술과 담배로 스트레스를 풀고 회식을 하는 카지노 문화.

장점보다 단점이 더 많았지만

이 회식 문화가 있어서 카지노 직원들은

서로 단합하고 뭉치는 팀워크를 만들었어요.

그 힘으로 적들(고객들)과 싸우고(게임하고)

전장(영업장)에 다시 출정(출근)할 수 있었던 거 아닐까요?

지금은 카지노 회식 문화도 많이 변했고 희석되었지만

다음 날 출근은 잊은 채 마음껏 청춘을 불살랐던

다시 못 올 그 시절이 가끔은 그리워요.


다음 에피소드 예고

카지노 직원들은 체육대회에서도 무조건 이겼어요.

노래면 노래, 줄다리기면 줄다리기.

종목을 막론하고요.

다음 에피소드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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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11

EP.33 - 카지노 딜러의 결혼과 출산

임신한 딜러의 딜링하는 모습
 








EP.33 - 카지노 딜러의 결혼과 출산


1992년 제가 입사했을 때.

여자 딜러는 결혼을 하면 그만둬야 했어요.

더 다니고 싶어도 눈치가 보여서 다닐 수가 없었고.

근로기준법과는 상관없이

결혼과 동시에 퇴사를 해야 했어요.

그건 항상 여자 딜러에게만 해당되는 일이었어요.



임신한 딜러의 끗발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이 하나 있어요.

여자 딜러가 임신을 하면 끗발이 장난이 아니었어요.

이상하게도 임신한 딜러가 테이블에 들어가면

win을 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설명할 수가 없는 현상이었어요.

이 사실을 아는 플로어펄슨들은

루징하고 있는 테이블에 임신한 딜러를 약처럼 쓰기도 했어요.

비장의 무기였던 거예요. 


전설의 선배

제가 입사하기 전부터 전설처럼 내려오는

여자 선배가 한 명 있었어요.

결혼을 하고 임신을 했는데

회사가 퇴사를 강요했어요.

퇴사를 거부하자 회사는 그 선배를 영업장이

아닌 곳으로 발령을 냈어요.

카지노에서는 그린하우스라고 불렀어요.

결격사유가 있어 퇴사를 하지 않고

버티는 직원들을 보내는 곳이었어요.

결국 회사는 선배를 해고를 했고

선배는 부당해고에 반발해서 임신중 임에도

법적으로 대응하여 법원을 다니며 싸웠어요.

그러다 무리를 했는지,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았는지.

결국 유산을 했어요.

제가 입사했을 때 그 선배는 법적으로 승소하고 복직해 있었어요.

그런데 회사는 승진도 안 시켜주었고

뒷방 노인처럼 회사를 다니고 있었어요.

카지노에서 드물게 박사학위까지 받은 인재였는데도요.


카지노업계 최초 출산휴가

제가 여성 노조위원장일 때

카지노업계 최초로 출산휴가를 받아냈어요.

여자 딜러는 본인이 원하면 1년까지 출산휴가를 쓸 수 있었어요.

산전 산후 90일은 유급, 그 외는 무급이었지만.

그것만으로도 엄청난 변화였어요.

어떤 여자 딜러는 첫째 낳고 휴가 냈다가

복직하고 바로 둘째 임신해서 또 출산휴가를 내고.

그렇게 셋째까지 낳은 딜러도 있었어요.


지금은 너무도 당연한 것들

지금 근로기준법을 보면 정말 잘 되어 있어요.

배우자 출산휴가도 기존 10일에서 20일 유급으로 두 배 늘었고

분할 사용도 가능해지고.

34년 전에는 상상도 못 할 일이었어요.

이 모든 혜택들이 여성 노조위원장이 있는 

노조의 광기 어린 몸부림의 결과예요.

지금 너무도 당연하게 이 혜택을 누리는 후배 딜러들은 알까요?

예전에는 누려보지도 못하고 등 떠밀려 퇴사한

선배들의 억울한 희생이 있었다는 걸...


정작 나는

이 많은 혜택을 만들었어도.

정작 당사자인 저는 혜택을 누리지 못했어요.

지금도 남편한테는 그게 미안하긴 하지만...

그래도 후회는 없어요.

그때 제가 싸우지 않았다면.

지금 그 혜택을 누리는 사람들도 없었을 테니까요.


다음 에피소드 예고

야간근무를 마치고 새벽 6시.

선배들이 복국집으로 데려갔어요.

소주와 함께 청춘을 불살랐던 그 시절 이야기.

다음 에피소드에 계속됩니다.


◀ 이전 편 : EP.32 - 카지노 여휴게실 하극상, 이유가 타당하면 이길 수 있다

◀ 다음 편 : EP.34 - 카지노의 회식문화

2026-06-06

EP.32 - 카지노 여휴게실 하극상, 이유가 타당하면 이길 수 있다

 

고참딜러의 머리채를 잡고 싸우는 신입딜러 모습



EP.32 - 카지노 여휴게실 하극상, 이유가 타당하면 이길 수 있다


입사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았을 때예요.

그 시절 카지노 휴게실은

어떻게 보면 군대보다 더한 곳이었어요.


대졸 신입의 설움

카지노는 나이가 들어서 입사하면 여러모로 불리해요.

우리 동기말고 그 윗기수들은 거의 고졸 출신으로 뽑았었어요.

나이도 어렸고 결혼하면 그만둬야 하는 분위기라

회사 입장에서는 고졸 출신이 여러모로 유리했던 거예요.

그런데 우리 동기부터 달라졌어요.

외국어를 전공한 대졸 출신들을 뽑아서

마케팅팀에 보내기 시작한 거예요.

당연히 선배들보다 나이가 많았어요.

그래도 1년간 언니라고 부르며 선배 대접을 해야 했어요.


담배나 피는 골초년 주제에

우리 동기 중에 제일 나이가 많은 언니가 있었어요.

그날은 우리보다 3기수나 위인 선배가

그 언니한테 별것도 아닌 걸로 욕을 했어요.

그 시절엔 선배가 욕을 해도 받아들여야 했어요.

두루마리 휴지를 던져도 그냥 맞아야 하는 시절이었어요.

근데 결정적인 말 한마디가 동기 언니를 빡치게 만들었어요.

"담배나 피는 골초년 주제에."

그 동기언니는 담배 골초였어요.

그 언니의 엄마가 딸이 담배 피우는 걸 너무 싫어하셔서

청소하시다가 집에서 담배를 발견하면 도마 위에 올려놓고

동기언니가 퇴근하고 집에 오면 담배개비를

부엌칼로 내리쳐서 잘랐을 정도였어요.

그래서 동기언니는 집에서는 못 피우고 밖에서만 피웠어요.

회사에서도 신참이라 제대로 못 피우다가

왕고참 언니하고 담배를 피우면서 친해졌고

왕고참이 예외적으로 신고식도 마치지 않은

신참인 동기언니에게 담배를 피우도록 허락해준 거였어요.

그걸 두고 3기수 위 선배가 골초년이라고 막말을 한 거예요.


머리채를 잡다

동기 언니가 빡쳐서

그 고참의 머리채를 잡고 놓지를 않았어요.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어요.

머리채 잡힌 고참도 당황했어요.

우리 동기들은 훗날이 너무 걱정됐어요.

그래서 울면서 언니의 허리를 잡았어요.

5명이 나란히 기차놀이 하듯이 허리를 잡고

"언니! 그만해. 우린 참아야 해!"

그렇게 말리고 말리고 또 말렸어요.

이제 우리는 단체로 핫타임을 받겠구나 싶었어요.

핫타임은 동기 중 한 사람이라도 크게 잘못하면

그 타임 동기들이 단체로 벌을 받는 거예요.


반전

동기 언니가 저한테 말했어요.

"걱정하지 마. 나만 믿어."

그리고 퇴근을 했어요.

다음 날.

왕고참 언니가 머리채를 잡혔던 고참을 앉혀놓고

야단을 쳤어요.

"내가 담배 피워도 괜찮다고 허락했는데

왜 그걸 가지고 골초년이라고 막말을 해?"

"그럼 나도 왕골초년이라고 하지 그러냐?"

"아무리 신입이라도 말을 가려서 해야 해."

"앞으로 담배 피우는 걸 가지고 입을 대는 사람이 있으면

내가 가만히 안 둘 거야."

동기 언니가 퇴근하고 바로 왕고참이 쉬는 날인데

찾아가서 억울하다고 읊조린 게 효과가 있었던 거예요. ㅋㅋㅋ


결말

그렇게 우리는 핫타임 없이

그 무서운 하극상을 무사히 지나갈 수 있었어요.

왕고참하고 친분이 있으면

대기실 생활이 아주아주 편했어요.

군대 생활도 똑같다고 하더라고요. 

카지노에서 하극상도

이유가 타당하면 이길 수 있어요.

그럼 군대도 그런가요?


다음 에피소드 예고

1992년, 여자 딜러는 결혼하면 그만둬야 했어요.

임신은 말할 것도 없었고요.

그걸 바꾼 사람이 있었어요.

다음 에피소드에 계속됩니다


◀ 이전 편: EP.31 카지노 신입 딜러 신고식

◀ 다음 편: EP.33 카지노 딜러의 결혼과 출산




2026-06-01

EP.31 - 카지노 신입 딜러 신고식

 

휴게실에서 신고식하는 장면








EP.31 - 카지노 신입 딜러 신고식


지금은 카지노에 신고식이라는 게 없어졌어요.

하지만 제가 일하던 시절엔 달랐어요.


신고식이란?

신입 딜러가 입사하고 6개월쯤 지나면.

팝콘도 오르고 카지노 생활에도 어느 정도 적응했을 때.

고참들이 신입을 공식적으로 인정해주는 자리가 있었어요.

그게 바로 신고식이었어요.

신입들이 돈을 모아서

떡, 과일, 김밥, 편육, 과자 등을 준비해왔어요.

각 타임별로 진행됐어요.

영업장에서 딜을 하고 휴게실에 올라오면.

각자 자기소개를 하고.

선배 고참들이 궁금한 점을 질문했어요.


제일 먼저 나오는 질문

고참들이 신입한테 제일 먼저 묻는 질문이 있었어요.

"추천인이 누구야?"

그 다음이 나이였어요.

추천인이 궁금한 건 이유가 있었어요.

대부분 아는 직원이나 간부, 임원의 추천으로 입사했거든요.

지위가 높은 분의 추천으로 입사한 신입은

조금은 덜 괴롭히고 조심하는 경향이 있었어요.


순간 조용해진 휴게실

드디어 제 신고식 순서가 왔어요.

인천에서 왔다고 했고 나이도 말했어요.

그리고 추천인을 말했어요.

그 당시 카지노의 제일 실세였던 전무님 추천이라고.

순간 휴게실이 조용해졌어요.

저를 조금 경계하는 분위기였어요.

당시 호텔과 카지노 사장이 겸임을 했기 때문에.

실제로 카지노 전무님의 추천으로 입사했다는 건.

뒤에 든든한 빽이 있다는 뜻이었거든요.


노래로 무사통과

저는 춤은 자신이 없었어요.

하지만 노래는 자신 있었어요.

노래를 불렀고

무사히 통과하는 분위기로 마무리됐어요. ㅋㅋㅋ


신고식 이후 달라진 것들

신고식을 마치고 나서

전무님 추천이라는 소문이 다 퍼졌어요.

일하면서 간부들도 저를 조심하는 분위기였고.

저를 대하는 태도가 전보다 조금 부드러워졌어요.

그때 생각했어요.

3개월 교육기간에도 추천인이 누구냐는 질문을 받았는데

그때는 말을 하지 않았거든요.

이렇게 효과가 있는 줄 알았으면

진작에 말할 것을 하고 후회가 됐어요. ㅋㅋㅋ


비로소 딜러로 인정받다

신고식까지 다 마치면

비로소 딜러로서 인정을 받았어요.

휴게실 생활도 조금은 유연하고 편해지는 분위기로 바뀌었어요.

그렇게 슬기로운 딜러 생활이 시작되는 거였어요.


다음 에피소드 예고

입사한 지 한 달도 안 됐을 때예요.

동기 언니가 고참의 머리채를 잡았어요.

우리는 5명이 기차놀이를 하며 말렸어요.

다음 에피소드에 계속됩니다.


◀ 이전 편: EP.30 - 카지노에서 가장 많이 본 고객 유형

◀ 다음 편: EP.32 - 카지노 여휴게실 하극상, 이유가 타당하면 이길 수 있다



EP.34 - 카지노 직원들의 회식문화

새벽 6시 첫 회식 모습   P.34 — 카지노 직원들의 회식문화 34년 전 첫 회식이 아직도 기억나요. 나잇타임 근무를 마치면 오전 6시. 영업장 플로어펄슨들이 새로 입사한 우리 동기들한테 맛있는 거 사주겠다며 퇴근하고 오라고 했어요. 데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