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3 - 밤 10시에 출근하는 카지노 딜러들
지난 에피소드에서 3개월간의 교육 얘기를 했는데요,
오늘은 드디어 첫 발령 이야기를 해볼게요.
나잇타임
교육을 마치고 떨리는 마음으로 발령지를 확인했더니
나잇타임이었습니다.
여기서 잠깐, 카지노에서 일했던 사람인지 아닌지
바로 알 수 있는 방법이 있어요.
바로 발음입니다.
'나이트타임'이 아니라 '나잇타임'이라고 해야 해요.
저도 처음에 "나이트타임"이라고 했다가
고참한테 바로 혼났던 기억이 나네요.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이게 은근히
업계 사람인지 구분하는 기준이 됩니다.
24시간 연중무휴/3교대 근무
카지노는 연중무휴 24시간이라 3교대로 운영돼요.
1부 모닝타임은 아침 6시부터 오후 2시
2부 데이타임은 오후 2시부터 밤 10시
3부 나잇타임은 밤 10시부터 아침 6시까지 입니다.
신체 리듬상으로는 모닝→데이→나잇 순서로
근무하는 게 자연스러울 텐데,
실제로는 나잇→데이→모닝 순서로 돌아갔어요.
오랜 관습이라 제가 퇴사할 때까지
끝내 바뀌지 않았습니다.
카지노는 제가 다니는 30년 동안
단 하루도 문을 닫은 적이 없었어요.
딱 한 번, 박정희 대통령 서거 때 단 하루
문을 닫았다는 얘기가
전설처럼 전해져 내려올 뿐이었죠.
돈이 되는 나잇타임
나잇타임은 힘들지만 돈은 됩니다.
과거도 현재도 나잇타임을 하면 근로기준법상
야간수당은 통상임금의 1.5배를 줘야 하거든요.
당시 20대였던 저는 처음에
야간수당이 붙은 첫월급을 받고 깜짝 놀랐어요.
근데 야간수당보다 더 놀란 게 있었습니다.
나잇타임보다 더 돈이 되는 봉사료(=팁)
카지노 딜러에게는 팁이 있어요.
단, 카지노에서는 절대 팁이라고 부르지 않아요.
지금은 공식적으로 봉사료라고 하지만,
제가 일하던 시절에는
딜러들끼리만 통하는 은어로 불렸습니다.
그 얘기는 다음 에피소드에서 자세히 할게요.
일단 숫자만 말씀드리면
당시 제 월급이 30만원 정도였는데
팁 수입이 한 달에 100만원을 훌쩍 넘었어요.
월급보다 팁이 세 배 이상 많았던 거죠.
그것도 세금 한 푼 내지 않는 현금으로요
웬만한 직장인 월급보다 많이 벌었습니다.
세상에는 이유없는 돈, 공짜는 없다
물론 그만큼 대가를 치러야 했었어요.
저는 아침 6시에 퇴근해서
기숙사에 돌아와 씻고 자면,
몸이 너무 피곤하다 보니
저녁 6시쯤 되어야 겨우 눈이 떠졌어요.
간단히 저녁 먹고 다시 출근 준비를 해야 하니,
쉬는 날 빼고는 바깥 출입을 거의 못 했습니다.
이유가 있었어요.
카지노 테이블에서 피곤하면 실수가 나옵니다.
돈이 오가는 곳이다 보니
실수 한 번이 큰일이 되거든요.
그래서 잠 만큼은 무조건 푹 자는 게
딜러들의 불문율이었어요.
나잇타임 3개월… 그땐 공짜 돈 같았는데
지금 생각하면 젊었으니까 가능했던 것 같아요.
3개월 밤근무를 하고 나니 신체 리듬이 흔들렸어요.
긴장과 스트레스가 쌓였는지
얼굴에 뾰루지가 나기 시작하더니 얼굴 전체
심지어 목 아래까지 번졌어요.
그 후로 20년 넘게 피부 때문에
고생을 정말 많이 했습니다.
세상엔 공짜는 없더라고요
그리고 이 팁 (=봉사료)이야기가
나중에 제 인생을 완전히 바꿔 놓을 줄은
그때는 몰랐습니다.
다음 에피소드에서 계속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