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6 - 카지노 기숙사의 '사각사각' 돈 세는 소리
오늘은 34년이 지난 지금도 아직까지도
귀에 생생한 소리로 시작할게요.
"사각사각"
친절한 호텔 매니저 언니
첫 발령이 나고 나잇타임 3개월을
저는 기숙사에서 시작했어요.
밤새 일하고 기숙사에는 아침 퇴근하고 들어와서
씻고 자는 게 일상이었는데
같은 방을 쓰는 룸메이트가 두 명 있었어요.
둘 다 호텔 직원 이었는데 한 명은 일식당 매니저였고
다른 한 명은 로비 라운지의 매니저였는데
그 언니가 친언니처럼 저한테 잘 대해줬었어요.
팝콘 도난 사건
어느 날이었어요.
그날도 저는 밤 근무를 마치고
기숙사 방에서 자고 있는데
잠결 어디 선가
이상한 소리가 들리는 거예요.
"사각사각"
저는 잠 귀가 좀 밝은 편이라 그 소리에
눈이 살짝 떠졌는데 자는 척하고 있었죠.
잠시 후 그 친언니처럼 잘해주는
호텔 매니저가 조용히 방을 나갔어요.
이상하게 불길한 예감이 들었어요.
벌떡 일어나서 제 가방을 열어서
지갑의 팝콘 금액을 맞춰봤더니…
세상에 돈이 20만원이 비는 거예요.
30년 전의 20만원은 적은 금액이 아니었어요
그 당시 제 첫 월급이 30만원 이었으니까요.
저는 밤 근무 하는 동안 식사는 직원 식당에서 하고
가끔 나가서 음료수 사는 것 외에는
돈 쓸 일이 별로 없어서
매일 받는 팝콘을 차곡차곡 모아 놓아서
지갑이 두둑했거든요.
지갑에 얼마가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기에
가슴이 막 '쿵쾅쿵쾅' 거렸어요.
정말 친언니처럼 잘 대해주던 사람이었는데...
그 언니가 제가 자는 동안 제 가방을 뒤져서
돈을 가져간 거였어요.
정말 충격이었어요.
배신감이라는 게 이런 건가 싶었죠.
그리고 1주일을 기다렸어요.
혹시 그 언니가 급하게 돈이 필요해서 가져갔다가
내지갑 안에 다시 넣어 놓을 수 있다는
희망을 안고 기다렸는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더 소름 돋는 것은
그 언니는 평소와 다름 없었다는 거예요.
저는 언니에게 내지갑에서 훔쳐 간 20만원의 반환과
기숙사 퇴실을 요구했고 비밀 유지를 약속했어요.
비밀 유지하기로 했었는데 그때 이후 처음 밝히네요.
그 언니는 1달 후에 20만원을 돌려고
약속대로 기숙사를 나갔어요.
카지노 팝콘을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말라.
사실 이런 일이 생긴 데는 이유가 있었어요.
카지노 직원의 팝콘은 호텔 직원들한테
부러움과 시샘의 대상이었거든요.
호텔 직원들도 봉사료를 받긴 했지만
급여에 포함해서 받았기에
카지노 딜러의 팝콘과는 규모가 달랐어요.
매일 세금 없는 현금이 손에 쥐어지는 걸
같은 방을 쓰면서 옆에서
항상 보고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호텔 직원과 카지노 직원과 방을
같이 배정하지 않는 거였나 봐요.
"팝콘이 얼마나 나오는 지 호텔 직원들한테
절대 얘기하지 말라"는 고참들의 당부도 있었거든요.
달콤한 돈에는 늘 어두운 그림자가 따라왔어요.
그런데 이건 시작에 불과했어요.
팝콘을 둘러싼 진짜 문제는 따로 있었거든요.
어느 날 새벽 4시, 기숙사 방문이 열리면서
동기가 울면서 들어왔어요.
다음 에피소드에서 계속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