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 동기의 눈물
EP.7 - 새벽 4시의 눈물이 만든 카지노 노조
오늘은 제가 노조를 만들게 된 이야기를 시작할게요.
팝콘은 영업장 전체의 관행이었어요.
딜러라면 누구나 다했고,
안 하면 오히려 이상한 사람이 되는 구조였죠.
그런데 카메라에 잡히면 해고되는 건 딜러뿐이었어요.
그날 새벽 4시, 기숙사 문이 열렸어요.
제 여자동기였는데 울고 있었어요.
이 새벽에 무슨 일이냐고 물었더니
그날 밤에도 평상시처럼 팝콘을 튀기는데
서베일런스팀에서 연락이 왔다는 거예요.
딜러 3명이 호출됐고, 영업팀장이 영상을 보여주면서
그냥 바로 퇴근하라고 했다는 거죠.
이 일로 징계위원회를 열게 되면
100% 공금횡령으로 해고가 되는 거예요.
그래서 회사는 징계위원회를 열기전에
해고가 아닌 권고사직을 유도한다고 해요
사실상 해고 통보였던 거예요.
저는 그날 밤 잠을 못 잤어요.
생각할수록 부당했어요.
팝콘은 딜러 혼자 만든 관행이 아니었어요.
카지노 전체가 함께 해온 거였고,
그 당시 카지노 급여가 호텔보다 낮은 것도
팁이 있다는 걸 전제로 한 구조였거든요.
근데 카메라에 잡히면 딜러만 해고예요.
관행은 같이 만들었는데
책임은 딜러 혼자 지는 거잖아요.
그리고 또 하나.
이 악순환을 언제까지 계속할 수는 없었어요.
부정은 부정이니까요. 반드시 끊어야 했어요.
호텔 노조위원장을 찾아가다
저는 먼저 호텔 노조위원장을 찾아갔어요.
노조의 선배로 조언을 구하고 싶었거든요.
호텔 노조위원장은 노조를 설립하려면
발기인 5명만 있으면 충분히 된다고 했어요.
근데 표정이 밝지 않았어요.
얼마 전에 그룹 계열사인 면세점 노조가
설립한 지 한 달 만에 해체됐는데,
그때도 여성 노조위원장이었다는 거예요.
신중하게 생각하라고 했어요.
그래도 저는 마음을 굳혔어요.
동기 5명과 함께 지역 노동위원회를 찾아갔어요.
"여성은 의지가 약해서 힘들어요"
거기서도 비슷한 말을 들었어요.
지역본부장이 이렇게 말했어요.
"여성이 노조위원장을 하면 안 되는 법은 없지만,
여성은 의지가 약해서 힘들어요.
남성 중에서 노조위원장을 할 만한 사람을
섭외해서 다시 오세요."
기분이 묘했지만 근데 일단 해보기로 했죠.
1주일 간의 첩보작전
동기 남자들, 남자 선배들을 첩보작전을 하듯
한 사람씩 만나서 노조위원장을 제안했지만
아무도 나서질 않았어요.
그도 그럴 것이 카지노는 거의 추천인제도로
입사를 하니 추천인들에게 폐를 끼칠까봐
눈치를 봐서 아무도 선뜻 나서질 못하는 거예요.
그러던 중 타부서의 대리 직책의 남자 선배 한 명이
어디서 얘기를 듣고 저를 찾아왔어요.
노조위원장을 하겠다는 거예요.
저희는 대환영이었어요.
인격이나 품성을 검증할 여유도 없었어요.
남자 선배라는 이유 하나로 노조위원장으로 추대했고,
저는 부위원장을 맡아서 노조를 설립했어요.
그런데 한 달도 지나지 않아서 일이 터졌어요.
믿었던 노조위원장이 사고를 치고 잠적해 버렸어요.
노조사무실 문도 열 수 없었던 그날,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어요.
다음 에피소드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