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14

EP.4 - 카지노의 팝콘이 뭐야?

 


                                                      












고객의 팁을 받고 좋아하는 딜러 모습
                                         

EP.4 - 카지노의 팝콘이 뭐야?

지난 에피소드에서 팁이 월급의 세 배였다고 말씀드렸죠. 

오늘은 그 팁 이야기를 제대로 해볼게요.


팝콘이지?

먼저 카지노에서는 팁을 절대 팁이라고 부르지 않았어요. 

지금은 공식적으로 봉사료라고 하지만, 

제가 일하던 시절에는 카지노에서만 통하는 

은어가 있었는데 바로 [팝콘]이에요. 

왜 팝콘이라고 했냐고요? 

그 당시에도 그 유래를 자세히 아는 사람들은 없었는데 

내놓고 말은 못해도 칩스를 튀겨서 부풀리기 때문에 

팝콘이라 부른다고들 했어요


충격적인 팝콘문화를 접하다

지금부터 그 얘기를 할게요.

저는 업장에서 팝콘 튀기는 걸 처음 봤을 때 

정말 기절하는 줄 알았어요.

카지노 게임 테이블에는 딜러들이 딜을 하고 

뒤에 딜러가 한 명이 더 서 있어요. 

테이블에서 나온 외화를 케셔에 가서 환전을 해오고 

고객들이 주문한 음료나 식사 주문을 받는 딜러인데요 

환전 딜러라고 불렀어요

그런데, 어느 날 그 환전 딜러가 제 뒤에서 

갑자기 속삭이는 거예요.

"지금이야! 지금 해!"

순간 무슨 말인지 몰라서 어리둥절했는데

바로 옆 테이블에 있는 딜러가 하는 걸 보니까 

락에서 칩스를 집어서 팁 박스에 마구 넣는 거예요. 

락(Rack)은 칩을 눕혀서 보관하는

잠금장치가 달린 딜러 앞에 두는 통이에요

팁박스에는 홀더가 꽂혀 있고 

칩스가 하나씩 들어갈 수 있는 구멍이 있는데, 

홀더를 들어서 그 팁을 넣는 구멍에 

'또르르르' 소리를 내며 넣는 거예요.


외면해주는 고객들과 플로어펄슨

고객들이 준 게 아니에요. 

락에 있던 칩스를 임의로 가져다가 

마치 고객이 준 팁인 것처럼 넣는 거죠.

고객들도 심지어는 테이블을 담당하는 간부도 

팝콘을 튀기고 있는 거 다 알아요. 

근데 모르는 척하고 외면해 줘요. 

'짜고 치는 고스톱' 같은 거요.

저는 그게 더 민망하고 창피했어요.


팝콘은 타이밍이다

팝콘을 튀기는 것은 타이밍이 다 있었어요. 

카드를 교체할 때나 *카드셔플 전후

즉 잠깐 딜이 멈추는 순간을 노려야 했어요.

*카드셔플: 딜러가 카드를 손으로 정해진 룰에 따라 섞는 것

그 타이밍을 뒤에 서있던 환전딜러가 

망을 봐주는 거였고요.

저는 처음에 눈이 튀어나오는 줄 알았어요. 

이게 말이 되나 싶었거든요. 


악의 무리에 들어가다

근데 업장 전체 딜러들이 다 하고 있었어요.

안 하면 어떻게 됐냐고요? 

휴게실로 불려 올라가서 깨졌어요. 

저만 깨지는 게 아니라 동기들을 다 모아 놓고 

다같이 혼났어요.

처음엔 정말 하기 싫었어요. 

근데 안 하면 고참한테 찍히고

같이 일하는 동기들한테도 피해가 가고… 

결국 나중에는 저도 하게 됐습니다.


무리를 따르지 않으면 도태되는 문화

유일하게 1명만 제외하고는 

딜러 전원이 팁을 팝콘처럼 튀겼어요. 

그 딜러는 기독교인이라 

하나님 앞에 죄를 짓는 일이라서 

못하겠다고 했다는데... 

그래도 팝콘 수입은 챙겨 갔어요.

다들 그 딜러를 손가락질 했어요.

그 후 그 딜러는 견디기 힘들었는지 

얼마 되지 않아 회사를 그만 두고 나갔어요


팝콘의 민낯이 드러나다

팝콘이 대책 없이 마구 많이 나오는 날은 

팝콘 박스가 무거운 칩스 무게를 

감당하지 못해서 터지기도 했어요. 

하룻밤에 1억이 넘는 날도 있었거든요.

그런 날은 중간에 한 번 팝콘 박스를 비워서 

중간에 팝콘 정리를 하곤 했어요. 

처음엔 팝콘 박스가 테이블 밑에 

나무 박스의 서랍 형태로 고정되어 있었는데, 

너무 팝콘을 튀겨 대서 팝콘 박스가 터지니까 

나중에는 테이블 위 딜러의 오른쪽에 올려두는 

작은 투명 아크릴 박스로 바꿨어요.

튀긴 팝콘이 투명하게 보이게요. 

그래도 상관없이 튀겼어요. 

지금 생각해도 너무 웃긴 일이에요.

회사도 팝콘의 수위를 조절하지 못해서 

골치가 아팠던 것 같아요


카지노의 과거 치부

그게 팝콘이에요. 충격적이지 않나요?

요즘 입사하는 딜러들은 이런 전설적인 스토리를 

전혀 알 수도 없고, 상상도 못할 거예요.

이건 카지노의 과거 치부이기도 하거든요.

카지노에서 30년 근무하고 퇴직한 지금도 

딜러들의 팝콘 튀기는 모습은 어제 일처럼 선명해요

정확히 34년이 지나고 이제야 말할 수 있게 되었네요...


이렇게 모인 팝콘이 어떻게 분배됐는지, 

그리고 왜 이게 문제가 됐는지는 

다음 에피소드에서 계속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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