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20

EP.18 - 가슴에 순대를 품고 카지노에 온 사람

순대를 몰래 주는 중국동포
 








EP.18 — 가슴에 순대를 품고 카지노에 온 사람


코로나19가 2020년부터 심각해졌어요.

그래서 카지노 고객의 90%가 사라졌어요.

외국 고객 입국이 금지되면서 국내에 상주하는

외국인들만 들어올 수 있었거든요.

회사가 무척 힘든 시기였어요.

저는 그때 식음료 파트.

일명 스낵바의 책임자로 발령을 받아 근무하고 있었어요.


첫인상

제가 그 고객을 처음 봤을 때.

솔직히 말하면 인상이 참 안 좋았어요.

깡패 두목이나 산적같이 생긴 외모에 빡빡머리.

연변 말투에 화려한 티셔츠를 입고

매일 카지노에 출근하다시피 했어요.

중국동포 고객이었어요.

처음엔 그냥 인상이 안 좋은 고객이구나 싶었어요.


가슴에 품고 온 순대

근데 이상한 게 있었어요.

그 고객이 스낵바 여직원들한테 유독 잘해주는 거예요.

어느 날은 카지노는 외부 음식 반입이 안 되는데도.

가슴에 순대를 품고 와서 여직원들한테 주는 거예요.

그걸 보는 순간.

'아... 이 사람 마음이 참 따뜻하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몰래간 양꼬치 회식

그 뒤로 저하고도 가끔 가벼운 농담을 주고받았어요.

중국에 어머니와 초등학생 아들이 있다고 했어요.

본인이 직접 양꼬치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면서

한번 놀러 오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스낵바 직원들이랑 몰래 그 양꼬치 가게에서

직원회식을 했어요.

지금도 마케팅 직원을 제외하고는

카지노 직원들은 고객들과 업장 밖에서 사적인 일로

따로 만나는 걸 금지하거든요.

회식을 한 이후부터 그 중국 동포는  저를 '누나'라고

부르면서 더 잘 따랐어요.


줄자로 잰 머리둘레

어느 겨울.

바람이 많이 불고 날씨가 추운 날이었어요.

그 고객이 얼굴 전체와 머리까지 발갛게 된 채로

스낵바에 들어 왔어요.

모자라도 쓰고 다니라고 말했더니

머리가 너무 커서 맞는 모자가 없다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말했어요.

"그럼 내가 모자하나 떠줄게요."

그리고 바로 줄자를 꺼내서 머리둘레를 쟀어요.

직원들은 줄자로 머리둘레를 재는 모습이 웃겼던지 

다 같이 웃으며 즐거웠던 기억이 나네요.

그리고 하루 만에 중국인이 쓰는 스타일의 모자를 떠서

예쁜 선물 상자에 넣어 그 중국동포에게 주었어요.

줄자로 재서 그런지 딱 맞았어요.

그러자 그 덩치 큰 사람이.

눈에 눈물이 촉촉하게 고여서는 말했어요.

"누나, 고마워요. 덕분에 올겨울엔 따뜻하겠네요"

나중에 저한테 따로 얘기한 건데 그 모자를 선물받고

한국에 와서 처음으로 따뜻한 정을 느꼈다고 하더라구요.


과일과 식사대접

한번은 중국동포의 어머니가 한국에 방문했을 때

스낵바에 같이 와서 인사를 했어요.

그래서 저는 VIP 고객한테만 제공하는

고급과일과 식사를 내드렸어요.

그게 제가 해드릴 수 있는 전부였거든요.

퇴사하고 몇 년 전에 양꼬치 가게를 찾아갔더니

양꼬치 가게는 사라지고 없었어요.

지금도 조폭처럼 생기고 빡빡머리를 한 사람을 보면

그 중국동포가 가끔 생각나요.

깡패같이 생겼는데 가슴에 순대를 품고 왔던 그 사람.

겉모습만 보면 무섭지만 마음이 따뜻한 사람.

지금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다음 에피소드 예고

임원이 저를 임원실로 불렀어요.

사과를 깎아주면서 슬쩍 건네는 패키지가방.

저는 웃으면서 받았어요.

다음 에피소드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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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4-19

EP.17 - 딜러가 게임을 조작할 수 있을까요?

바닥거울을 보고 있는 딜러모습
 








EP.17 - 딜러가 게임을 조작할 수 있을까요?


카지노에서 일한다고 하면

사람들이 꼭 한 번씩 묻는 질문이 있어요.

"딜러가 마음만 먹으면 게임 조작할 수 있어요?"

솔직하게 말할게요.

완전한 조작은 절대 불가능해요.

하지만 경력 있는 딜러들만 아는 얘기가 있긴 해요. 


블랙잭의 비밀, 거울

블랙잭 게임에서 처음에 딜러는 카드 두 장을 받아요.

두 장씩 받는 것은 고객들도 마찬가지이지만

딜러의 카드 한 장은 앞면이 보이게, 한 장은 뒤집어서.

그런데 딜러한테 보이는 카드가 에이스(A)일 때가 있어요.

에이스가 보이면 뒤집힌 카드가

J, Q, K, 10 중 하나일 경우 블랙잭이 돼요.

그러면 딜러 WIN으로 게임이 바로 끝나거든요.

그래서 딜러는 뒤집힌 카드를 미리 확인해야 해요.

어떻게 확인하냐고요?

테이블 밑에 깔린 작은 거울로요.

딜러만 볼 수 있는 각도로 설치된 거울이에요.

만일 거울로 본 카드가 J, Q, K, 10 중 1개라도 있으면 

딜러가 블랙잭으로 WIN하고 게임이 끝나요.

J, Q, K, 10 가 아니면 딜러는 고객들에게 카드를 더 받을지,

아니면 그냥 멈출지, 베팅금액의 반만이라도 가져오고

게임을 포기(써렌더)할지 고객의 의사를 물어봐요.


딜러는 이미 알고 있다

여기서 재미있는 부분이 있어요.

딜러는 이미 거울로 밑장을 다 봤어요.

근데 고객들은 밑장이 무엇인지 전혀 몰라요.

그래서 궁금해서 바로 묻는 고객들이 있어요.

"밑에 뭐예요? 알려줘요!"

딜러는 절대 알려주면 안 돼죠.

하우스 룰이거든요.

하지만 가끔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비밀이 유지될 것 같은 고객들로만 멤버가 구성되어 있으면

딜러가 슬쩍 게임을 포기하도록 유도하기도 해요.

눈빛으로, 아주 살짝. ㅋㅋㅋ


룰렛의 비밀, 휠 배열

딜러는 룰렛게임의 38개 숫자의 배열을 다 외우고 있어요.

*룰렛게임: 0,00,1~36의 숫자가 원판의 휠위에 

불규칙 적으로 배열되어 있고, 회전하는 휠에 

반대로 회전하여 떨어질 공의 번호를 맞추는 확률 게임.

딜러는 휠의 속도와 공의 회전수에 맞추어

단번에 정확하게 하나의 번호는 못 맞추어도

휠을 1/4 로 나눈 구역에 공이 떨어질 수 있게 

어느 정도는 근접하게 유도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가끔 이런 일이 벌어지기도 해요.

"제가 저 구역에 공 떨어지게 해드릴게요.

집중적으로 그쪽에 베팅하세요.

맞으면 팁 많이 주세요."

물론 이것도 100% 보장은 아니에요.

경력 있는 딜러들만 할 수 있는 기술이고요.

결론은 이거예요

게임 조작은 가르쳐 주지도 않고

할 수도 없어요.

카지노 시스템 자체가 조작을 막도록 설계되어 있거든요.

CCTV는 모든 각도에서 테이블을 촬영하고 있고

칩스 하나하나도 다 추적이 돼요.

다만 경력 있는 딜러들이

아주 작은 범위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이 있긴 해요.

그게 오늘 제가 털어놓은 딜러의 귀여운 스킬정도예요. 


다음 에피소드 예고

깡패같이 생긴 빡빡머리 중국동포 고객이 있었어요.

그런데 그 가슴 속에는 순대가 들어있었어요.

다음 에피소드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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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4-18

EP.16 - 저는 카지노가 아니고 호텔에서 일합니다

호텔에서 일하는 모습
 








EP.16 - 저는 카지노가 아니고 호텔에서 일합니다


카지노에서 오래 일하다 보면 재미있는 경험이 많아요.

하지만 의외로 힘든 순간도 있어요.

그건 바로 사람들에게 직업을 설명할 때예요.


질문이 끝없이 이어진다

저는 10년 넘게 카지노딜러로 일했어요.

그런데 카지노에서 일한다고 말하면

거의 항상 같은 일이 벌어졌어요.

처음에는 보통 이렇게 시작해요.

"카지노에서 일한다고요?"

그리고 바로 질문이 이어져요.

돈 많이 따는 사람도 많이 봤어요?

하루에 제일 많이 잃은 사람은 얼마예요?

딜러가 마음만 먹으면 게임 조작할 수 있어요?

카지노에서 일하면 도박 잘해요?

연예인도 많이 와요?

이 질문이 한두 개로 끝나지 않아요.

한 번 시작되면 거의 인터뷰 수준이 돼요.

그래서 저는 직업을 묻는 질문을 받으면 

그냥 이렇게 말했어요. 

"호텔에서 일합니다."

아주 틀린 말도 아니었어요.

카지노는 대부분 호텔 안에 있으니까요.

그렇게 말하면 대화가 아주 빨리 끝났어요. 


카지노에 대한 오해와 진실

카지노에서 일하는 사람들끼리 이야기하다 보면

비슷한 말을 하는 경우가 많아요.

"직업 설명하기 귀찮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카지노를 떠올리면

큰 돈, 승부, 비밀.

이런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거든요.

그러니 궁금한 것도 많아지는 거예요.

결혼을 앞두고 상대방에게 직업을 소개할 때에도 

카지노가 아닌 호텔에서 근무한다고 말을 한다고 해요.

잘 모르는 분들은 카지노를 노름방,파칭코,구슬치기로

오해를 해서 인식이 좋지 않았거든요.

사실 카지노는 그냥 직장이에요

많은 사람들이 카지노를 특별한 세계처럼 생각해요.

하지만 그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는

그곳도 그냥 하나의 직장이에요.

다만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그곳에서는 사람의 욕심과 승부욕을

아주 가까이에서 보게 된다는 것이에요.

매일, 아주 가까이에서.


다음 에피소드 예고

그렇다면 사람들이 제일 많이 묻는 질문.

"딜러가 게임을 조작할 수 있나요?"

다음 에피소드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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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4-17

EP.15 - 카지노 주방장의 한숨소리

고객이 컴플레인 하는 모습
 









EP.15 - 카지노 주방장의 한숨소리


카지노에서 일하다 보면 별의별 컴플레인을 다 만나요.

그 중에서도 아직까지 기억에 남는 컴플레인이 있어요.

지금도 생각하면 웃기면서도 씁쓸한.


컴플레인 블랙리스트

그 고객은 재미교포였어요.

미국 시민권자였는데

바카라 게임을 하면 한 번 베팅에

5,000만 원에서 1억 이상씩 걸었어요.

돈으로만 보면 카지노 입장에서 놓치기 싫은 고객이에요.

문제는 성격이었어요.

워커힐 카지노에서도 이미 소문이 나 있었어요.

돈은 되지만 딜러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꺼려하는 고객.

일명 블랙리스트였어요.


주방장 호출

저는 그때 핏보스였어요.

플로어펄슨한테 연락이 왔어요.

고객이 식음료팀 주방장을 불러달라는 거였어요.

무슨 일인가 싶었어요.

고객에게 제공한 음식이 뭐냐고 물으니 라면이었어요.

라면에서 이물질이라도 나왔나 싶었어요.

컴플레인 이유를 들었어요.

라면과 함께 나온 김치를 너무 작게

썰어서 제공했다는 거였어요.

보통 호텔에서는 고객이 먹기 좋게

김치를 한 번 더 잘라서 제공해요.

그런데 이 고객은 그게 마음에 들지 않았던 거예요.


주방장과 함께 VIP룸으로

저는 주방장과 함께 3층 VIP룸으로 올라갔어요.

고객은 우리를 보자마자 인상을 쓰며 말했어요

"쌍놈의 집안도 아니고

나보고 이런 김치를 먹으라고 하는 거야?"

둘이 나란히 머리를 숙이고 사과를 했어요.

그리고 내려왔어요.

룸을 나오면서 주방장이 한숨을 쉬었어요.

"카지노 일한 지 20년이 넘었는데.

김치 맛도 아니고 작게 썰었다고

룸까지 호출되기는 처음이네요."

씁쓸하게 웃으며 하던 그 말이 아직도 생생해요.


고객은 언제나 옳다

1억씩 베팅하는 사람이 김치 크기에 격분하는 곳.

그게 카지노였어요.

고객은 왕이고.

저희는 언제나 머리를 숙여야 했어요.

돈이 클수록 더.

그날 주방장의 한숨 소리가 오래 마음에 남았어요.


다음 에피소드 예고

끗발 미신보다 더 황당한 이야기가 있어요.

카지노 안에서 실제로 일어난 일이에요.

다음 에피소드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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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6 - 카지노 딜러들이여! 미스테이크를 많이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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