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15

EP.36 - 카지노 딜러들이여! 미스테이크를 많이 하세요~

 

룰렛 게임중 튕긴 공에 맞은 대머리 고객









EP.36 - 카지노 딜러들이여! 미스테이크를 많이 하세요~


제가 입사했을 때는 나잇타임이었어요.

3개월을 해야만 했어요.

모든 신체의 생체 리듬이 다 깨지는 걸

그때는 잘 몰랐어요.

퇴사한 지 5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나잇타임을 떠올리면 공포스러워요.


담배 연기 자욱한 영업장

나잇타임 근무교대를 해서 영업장에 들어가면

고객들로 영업장이 꽉 차서

손으로 헤치면서 교대를 하곤 했어요.

그때는 고객들이 영업장에서 담배를 피울 수 있었어요.

담배 연기가 자욱해서 숨을 쉴 수가 없을 정도였어요.

그런 환경에서 갓 입사한 뉴딜러가

자기 안방처럼 드나드는 능구렁이 같은 고객들을 상대하기란

여간 힘든 게 아니었어요.

뉴딜러의 실수를 유도하는 고객들도 있었고.

테이블에 고객들이 칩스를 두고 잠시 자리를 비우면

몰래 칩스를 훔쳐가는 고객들도 많았어요.

나중에는 칩스 도난 사건이 자주 발생해서

투명한 아크릴로 뚜껑을 덮어

고객의 칩스에 손을 못 대게 하기도 했어요.


룰렛 공이 튕겨서 날아갔어요

딜러의 실수는 유독 나잇타임에 많이 발생해요.

충분한 숙면을 못 한 딜러들은

엉뚱하고 황당한 실수를 하거든요.

제가 뉴딜러일 때 한 실수 중에 아직도 생각나는 게 있어요.

룰렛 게임에서 휠을 돌리고

반대 방향으로 공을 돌려 휠 아래로 떨어뜨려야 해요.

그런데 미숙한 딜러는 가끔 공이 허공으로 튈 때가 있어요.

그날 제가 돌린 공이 튕겨서

바로 앞에 있는 대머리 고객의 머리 위에 맞았어요.

그리고 튕긴 공이 옆에 앉은 고객의

남방 주머니 속으로 쏙 들어간 거예요. ㅋㅋㅋ

너무 웃겼지만 게임을 빨리 진행시켜야 해서

고객에게 주머니에 공이 들어갔으니 꺼내달라고 했어요.

그런데 고객이 씩 웃으면서 도망을 가는 거예요.

담당 플로어펄슨과 환전 딜러가

공을 쥐고 도망가는 고객을 쫓아다니는 모습이

너무 귀엽고 웃겨서

저는 배꼽을 잡으며 다른 고객들과 웃고만 있었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도망친 고객은

카지노에 온 기념으로 그 공이 갖고 싶었던 거였대요.

지금 생각하면 그냥 선물로 주었으면 좋았을 것 같아요.


올페이(All Pay)

카지노에서 실수를 하면

상황보고서와 경위서만 쓰고 끝나는 게 아니에요.

손실금이 발생했으면 제일 큰 사건은 올페이로 마무리해요.

올페이(All Pay)는 게임의 승부에 상관없이

고객들에게 전부 페이를 해주는 거예요.

딜러의 실수가 막중해서

하우스가 딜러 대신 책임을 지고 페이를 해주는 거죠.

딜러의 급여에서 공제를 하는 건 아니지만

하우스는 손실금이 생겨요.

손실금은 만 원 단위에서 억 단위로 발생하기도 해요.

그래서 딜러의 실수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딜링 교육도 많이 하고

게임 중에 카드 숫자를 딜러가 말하는 콜링도

무조건 크게 해야 한다고 수없이 교육을 받아요.


플로어펄슨의 역량

딜러의 실수는 플로어펄슨의 대처 능력에 따라 달라져요.

큰 실수도 손실금 없이 조용히 처리되는 경우가 있는 반면.

작은 실수도 대처를 잘 못해서 손실금이 발생하기도 해요.

찌질했던 딜러가 플로어펄슨이 되면 역량을 잘 발휘하기도 하고.

베스트 딜러였던 딜러가 찌질한 플로어펄슨이 되기도 해요.

그래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가보면

나이 많이 든 딜러가 테이블에서 딜링을 하고

젊은 플로어펄슨이 뒤에 서 있는 경우가 많아요.

한국은 딜러 → 플로어펄슨 → 핏보스 → 팀장 → 이사 → 상무 → 총지배인

이런 체계가 있지만.

미국은 딜러만 원하면 퇴사할 때까지 딜러만 할 수 있다고 해요.


미스테이크가 내 무기가 되다

저도 뉴딜러 시절 실수를 누구보다 많이 했어요.

하지만 똑같은 실수는 하지 말자고 스스로 다짐했어요.

그러다 보니 차츰 실수도 줄었어요.

플로어펄슨이 되어서는 오히려 그 많은 실수의 경험이 빛을 발했어요.

누구보다 딜러의 마음을 잘 알 수 있었거든요.

그래서 대처도 잘했고.

딜러들도 웬만하면 다 커버를 해줬어요.

"저 테이블에 배정되면 마음이 편하다"는 말을 들을 때가 제일 좋았어요.

딜러들 사이에 저의 어록이 생겨서 연말 직원 장기자랑에서 

누군가 제 어록으로 성대모사를 해서 상을 받기도 했어요.

제 어록 중에 제가 딜러들한테 자주 하는 말이 있었다는 뜻이겠죠.

"실수해도 다 괜찮아. 근데 똑같은 실수는 하지 말아라."


전 세계에서 한국 딜러가 최고예요

저는 전 세계 카지노를 다 가봐도

한국 딜러만큼 똑똑한 딜러를 본 적이 없어요.

룰렛 계산도 한국 딜러는 계산기 없이도 통밥과 머리로 척척 해요.

바카라 게임에서 뱅커에 맞으면 5% 커미션 계산도 척척.

블랙잭이 나오면 베팅 금액의 1.5배 계산도

한국 딜러만큼 정확하고 빠르게 해내는 걸 본 적이 없어요.


한국의 카지노 딜러님들께

인간이니까 실수하는 거예요.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단, 카지노 선배로서 한 가지만 조언할게요.

똑같은 실수는 다시는 하지 마세요.

그러면 실수를 많이 할수록

언젠가는 베스트 딜러가 되어 있을 거예요.

제가 그랬거든요.

실수를 누구보다 많이 했어도

똑같은 실수는 하지 않았어요.

전 세계에서 당신들이 최고예요.

자부심을 가지세요.

화이팅!!!


다음 에피소드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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