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객이 컴플레인 하는 모습 |
EP.15 - 카지노 주방장의 한숨소리
카지노에서 일하다 보면 별의별 컴플레인을 다 만나요.
그 중에서도 아직까지 기억에 남는 컴플레인이 있어요.
지금도 생각하면 웃기면서도 씁쓸한.
컴플레인 블랙리스트
그 고객은 재미교포였어요.
미국 시민권자였는데
바카라 게임을 하면 한 번 베팅에
5,000만 원에서 1억 이상씩 걸었어요.
돈으로만 보면 카지노 입장에서 놓치기 싫은 고객이에요.
문제는 성격이었어요.
워커힐 카지노에서도 이미 소문이 나 있었어요.
돈은 되지만 딜러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꺼려하는 고객.
일명 블랙리스트였어요.
주방장 호출
저는 그때 핏보스였어요.
플로어펄슨한테 연락이 왔어요.
고객이 식음료팀 주방장을 불러달라는 거였어요.
무슨 일인가 싶었어요.
고객에게 제공한 음식이 뭐냐고 물으니 라면이었어요.
라면에서 이물질이라도 나왔나 싶었어요.
컴플레인 이유를 들었어요.
라면과 함께 나온 김치를 너무 작게
썰어서 제공했다는 거였어요.
보통 호텔에서는 고객이 먹기 좋게
김치를 한 번 더 잘라서 제공해요.
그런데 이 고객은 그게 마음에 들지 않았던 거예요.
주방장과 함께 VIP룸으로
저는 주방장과 함께 3층 VIP룸으로 올라갔어요.
고객은 우리를 보자마자 인상을 쓰며 말했어요
"쌍놈의 집안도 아니고
나보고 이런 김치를 먹으라고 하는 거야?"
둘이 나란히 머리를 숙이고 사과를 했어요.
그리고 내려왔어요.
룸을 나오면서 주방장이 한숨을 쉬었어요.
"카지노 일한 지 20년이 넘었는데.
김치 맛도 아니고 작게 썰었다고
룸까지 호출되기는 처음이네요."
씁쓸하게 웃으며 하던 그 말이 아직도 생생해요.
고객은 언제나 옳다
1억씩 베팅하는 사람이 김치 크기에 격분하는 곳.
그게 카지노였어요.
고객은 왕이고.
저희는 언제나 머리를 숙여야 했어요.
돈이 클수록 더.
그날 주방장의 한숨 소리가 오래 마음에 남았어요.
카지노 종사자들은 그 누구보다도 감정노동자들이예요.
요즘은 감정노동자들을 보호하는 법도 생겼다고 하지만
카지노에서는 그런 법은 통하지 않았어요.
황당한 이유로 컴플레인을 하는 고객들에게
저희는 변명을 해서도 안 돼요.
고객들의 옳고 그름은 중요하지 않아요.
고객들이 게임에서 루징을 하면 감정기복이 심해져서
컴플레인으로 이어지면 저희는 그 컴플레인을 다 받아줘야 해요.
치명적인 중독
카지노 고객들은 주로 술, 담배, 도박을
하는 고객들이 많은데
이것들은 전부 '중독'이라는
치명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어요.
그 중에서 도박중독이 제일 문제가 심해요.
중독에 병들어 있는 고객들을 상대해야 하는 카지노 종사자들.
우리는 그런 고객들에게 상처받지도 말고, 슬퍼하지도 말며
병든 자들을 포용하는 마음으로 다 받아주고 참아주어야 해요.
그것이 우리가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다음 에피소드 예고
끗발 미신보다 더 황당한 이야기가 있어요.
카지노 안에서 실제로 일어난 일이에요.
다음 에피소드에 계속됩니다.
◀ 이전 편: EP.14 - 백발의 노신사가 카지노에서 28억을 잃은 날
▶ 다음 편: EP.16 - 저는 카지노가 아니고 호텔에서 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