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신한 딜러의 딜링하는 모습 |
EP.33 - 카지노 딜러의 결혼과 출산
1992년 제가 입사했을 때.
여자 딜러는 결혼을 하면 그만둬야 했어요.
더 다니고 싶어도 눈치가 보여서 다닐 수가 없었고.
근로기준법과는 상관없이
결혼과 동시에 퇴사를 해야 했어요.
그건 항상 여자 딜러에게만 해당되는 일이었어요.
임신한 딜러의 끗발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이 하나 있어요.
여자 딜러가 임신을 하면 끗발이 장난이 아니었어요.
이상하게도 임신한 딜러가 테이블에 들어가면
win을 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설명할 수가 없는 현상이었어요.
이 사실을 아는 플로어펄슨들은
루징하고 있는 테이블에 임신한 딜러를 약처럼 쓰기도 했어요.
비장의 무기였던 거예요.
전설의 선배
제가 입사하기 전부터 전설처럼 내려오는
여자 선배가 한 명 있었어요.
결혼을 하고 임신을 했는데
회사가 퇴사를 강요했어요.
퇴사를 거부하자 회사는 그 선배를 영업장이
아닌 곳으로 발령을 냈어요.
카지노에서는 그린하우스라고 불렀어요.
결격사유가 있어 퇴사를 하지 않고
버티는 직원들을 보내는 곳이었어요.
결국 회사는 선배를 해고를 했고
선배는 부당해고에 반발해서 임신중 임에도
법적으로 대응하여 법원을 다니며 싸웠어요.
그러다 무리를 했는지,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았는지.
결국 유산을 했어요.
제가 입사했을 때 그 선배는 법적으로 승소하고 복직해 있었어요.
그런데 회사는 승진도 안 시켜주었고
뒷방 노인처럼 회사를 다니고 있었어요.
카지노에서 드물게 박사학위까지 받은 인재였는데도요.
카지노업계 최초 출산휴가
제가 여성 노조위원장일 때
카지노업계 최초로 출산휴가를 받아냈어요.
여자 딜러는 본인이 원하면 1년까지 출산휴가를 쓸 수 있었어요.
산전 산후 90일은 유급, 그 외는 무급이었지만.
그것만으로도 엄청난 변화였어요.
어떤 여자 딜러는 첫째 낳고 휴가 냈다가
복직하고 바로 둘째 임신해서 또 출산휴가를 내고.
그렇게 셋째까지 낳은 딜러도 있었어요.
지금은 너무도 당연한 것들
지금 근로기준법을 보면 정말 잘 되어 있어요.
배우자 출산휴가도 기존 10일에서 20일 유급으로 두 배 늘었고
분할 사용도 가능해지고.
34년 전에는 상상도 못 할 일이었어요.
이 모든 혜택들이 여성 노조위원장이 있는
노조의 광기 어린 몸부림의 결과예요.
지금 너무도 당연하게 이 혜택을 누리는 후배 딜러들은 알까요?
예전에는 누려보지도 못하고 등 떠밀려 퇴사한
선배들의 억울한 희생이 있었다는 걸...
정작 나는
이 많은 혜택을 만들었어도.
정작 당사자인 저는 혜택을 누리지 못했어요.
지금도 남편한테는 그게 미안하긴 하지만...
그래도 후회는 없어요.
그때 제가 싸우지 않았다면.
지금 그 혜택을 누리는 사람들도 없었을 테니까요.
다음 에피소드 예고
야간근무를 마치고 새벽 6시.
선배들이 복국집으로 데려갔어요.
소주와 함께 청춘을 불살랐던 그 시절 이야기.
다음 에피소드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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