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참딜러의 머리채를 잡고 싸우는 신입딜러 모습 |
EP.32 - 카지노 여휴게실 하극상, 이유가 타당하면 이길 수 있다
입사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았을 때예요.
그 시절 카지노 휴게실은
어떻게 보면 군대보다 더한 곳이었어요.
대졸 신입의 설움
카지노는 나이가 들어서 입사하면 여러모로 불리해요.
우리 동기말고 그 윗기수들은 거의 고졸 출신으로 뽑았었어요.
나이도 어렸고 결혼하면 그만둬야 하는 분위기라
회사 입장에서는 고졸 출신이 여러모로 유리했던 거예요.
그런데 우리 동기부터 달라졌어요.
외국어를 전공한 대졸 출신들을 뽑아서
마케팅팀에 보내기 시작한 거예요.
당연히 선배들보다 나이가 많았어요.
그래도 1년간 언니라고 부르며 선배 대접을 해야 했어요.
담배나 피는 골초년 주제에
우리 동기 중에 제일 나이가 많은 언니가 있었어요.
그날은 우리보다 3기수나 위인 선배가
그 언니한테 별것도 아닌 걸로 욕을 했어요.
그 시절엔 선배가 욕을 해도 받아들여야 했어요.
두루마리 휴지를 던져도 그냥 맞아야 하는 시절이었어요.
근데 결정적인 말 한마디가 동기 언니를 빡치게 만들었어요.
"담배나 피는 골초년 주제에."
그 동기언니는 담배 골초였어요.
그 언니의 엄마가 딸이 담배 피우는 걸 너무 싫어하셔서
청소하시다가 집에서 담배를 발견하면 도마 위에 올려놓고
동기언니가 퇴근하고 집에 오면 담배개비를
부엌칼로 내리쳐서 잘랐을 정도였어요.
그래서 동기언니는 집에서는 못 피우고 밖에서만 피웠어요.
회사에서도 신참이라 제대로 못 피우다가
왕고참 언니하고 담배를 피우면서 친해졌고
왕고참이 예외적으로 신고식도 마치지 않은
신참인 동기언니에게 담배를 피우도록 허락해준 거였어요.
그걸 두고 3기수 위 선배가 골초년이라고 막말을 한 거예요.
머리채를 잡다
동기 언니가 빡쳐서
그 고참의 머리채를 잡고 놓지를 않았어요.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어요.
머리채 잡힌 고참도 당황했어요.
우리 동기들은 훗날이 너무 걱정됐어요.
그래서 울면서 언니의 허리를 잡았어요.
5명이 나란히 기차놀이 하듯이 허리를 잡고
"언니! 그만해. 우린 참아야 해!"
그렇게 말리고 말리고 또 말렸어요.
이제 우리는 단체로 핫타임을 받겠구나 싶었어요.
핫타임은 동기 중 한 사람이라도 크게 잘못하면
그 타임 동기들이 단체로 벌을 받는 거예요.
반전
동기 언니가 저한테 말했어요.
"걱정하지 마. 나만 믿어."
그리고 퇴근을 했어요.
다음 날.
왕고참 언니가 머리채를 잡혔던 고참을 앉혀놓고
야단을 쳤어요.
"내가 담배 피워도 괜찮다고 허락했는데
왜 그걸 가지고 골초년이라고 막말을 해?"
"그럼 나도 왕골초년이라고 하지 그러냐?"
"아무리 신입이라도 말을 가려서 해야 해."
"앞으로 담배 피우는 걸 가지고 입을 대는 사람이 있으면
내가 가만히 안 둘 거야."
동기 언니가 퇴근하고 바로 왕고참이 쉬는 날인데
찾아가서 억울하다고 읊조린 게 효과가 있었던 거예요. ㅋㅋㅋ
결말
그렇게 우리는 핫타임 없이
그 무서운 하극상을 무사히 지나갈 수 있었어요.
왕고참하고 친분이 있으면
대기실 생활이 아주아주 편했어요.
군대 생활도 똑같다고 하더라고요.
카지노에서 하극상도
이유가 타당하면 이길 수 있어요.
그럼 군대도 그런가요?
다음 에피소드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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