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아직 세상 물정을 잘 몰랐어요.
딜러 유니폼을 처음 입던 날의 긴장감은
아직도 기억나요.
담배도 공짜, 술도 공짜?
그런데 그보다 더 선명하게 기억나는 게 있어요.
바로 카지노 안의 공기.
담배 연기가 자욱했어요.
지금은 상상도 못 할 일이지만.
제가 입사했을 때는 카지노 안에서 담배를 피우는 게
너무나 당연한 문화였어요.
고객은 물론이고 간부들은 근무 중에도 담배를 피웠어요.
술도 마찬가지였어요.
고객이 원하면 술이든 담배든 그 자리에서 바로 제공됐어요.
공짜로.
카지노 흡연문화
그뿐만이 아니었어요.
직원들도 담배를 그냥 가져갈 수 있었어요.
누가 몇 갑 가져가는지 따지는 사람도 없었고요.
지금 기준으로 보면 말이 안 되는 얘기지만.
그때는 그게 당연했어요.
그 시절 동료들 집에 포커를 치러 가거나
집들이에 가면 어김없이 볼 수 있는 게 있었어요.
한쪽에 쌓여있는 담배 더미.
공짜니까 피우든 안 피우든 일단 챙겨두는 거예요.
친척이나 지인들에게도 나눠줄 수도 있으니까요.
남녀 불문하고 카지노 직원들 중에
유독 담배 피우는 사람이 많았던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어요.
매일 담배 연기 속에서 일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손이 가게 되어 있으니까요.
사내연애와 사내결혼의 천국
그리고 또 하나.
카지노는 사내연애와 사내결혼이 유독 많았어요.
3교대 근무 특성상 외부 사람과 연애할 시간이
좀처럼 맞지 않거든요.
내가 쉬는 날 상대방은 일하고.
내가 야간 근무할 때 상대방은 자고 있고.
결국 같은 패턴으로 살아가는 동료끼리 가까워지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었어요.
강원랜드도 한때는 사내결혼이 너무 많아서
문제가 될 정도였다고 하니까요.
아마 카지노가 기업 중에 사내결혼 비율이
제일 높지 않을까 싶어요.
카지노는 마케팅으로 먹고 산다
담배 연기 자욱한 영업장.
공짜 담배와 술.
그리고 동료끼리 맺어지는 인연들.
카지노는 그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도.
하나의 작은 세계였어요.
왜 그랬을까요.
지금 돌이켜보면 답은 간단해요.
카지노 수익이 넘쳐흘렀기 때문이에요.
담배 몇 갑, 술 몇 병은 아무것도 아니었어요.
오히려 고객을 자리에 붙잡아두는 데
그보다 싼 방법이 없었으니까요.
손에 담배를 들고, 옆에 술잔이 있으면
자리를 뜰 이유가 없어요.
화장실 갈 때 빼고는.
카지노는 그걸 알고 있었어요.
처음부터.
다음 에피소드 예고
끗발이 나면 속옷도 안 갈아입고 출근했어요.
카지노엔 그런 세계가 있었거든요.
다음 에피소드에 계속 됩니다